[끝까지판다①] 이건희-에버랜드, 비밀 임대 계약…공시 안 하고 '쉬쉬'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작성 2018.10.12 21:15 수정 2018.10.12 21:47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저희 탐사보도 팀은 지난 이틀 동안 삼성 총수 일가가 이른바 차명 부동산 거래를 통해서 부를 편법으로 세습했다는 의혹을 전해 드렸습니다. 계속해서 오늘(12일)은 이건희 회장과 에버랜드가 맺었던 수상한 계약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이건희 회장은 에버랜드의 놀이시설이 몰려 있는 핵심 땅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데, 그 땅을 에버랜드에 임대하면서 비밀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게 어떤 계약이고 또 뭐가 문제인 건지 우선 유덕기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입니다.

놀이시설과 스피드웨이 등 유원지 내 핵심 시설은 이건희 회장 명의 땅 위에 들어서 있습니다.

이 회장 소유 토지는 1백30만㎡.

에버랜드는 이 땅을 빌려 운영해 왔습니다.

끝까지 판다 팀은 이 회장과 에버랜드의 전신인 중앙개발이 1990년에 맺은 임대차 계약서 사본을 입수했습니다.

이 문서가 진짜인지부터 검증했습니다.

중앙개발의 인장이 찍힌 다른 문서를 입수해 비교했습니다.

원본이 아니라 완벽한 검증은 불가능하지만,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서한서/문서감정사·범죄학 박사 : '중앙'에서 '앙' 부분이라든지…이런 부분들이 다 끊어져 보이는 게 도장이 떨어져서 깨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형태들이 굉장히 연관성이 있어 보이고요.]

계약서를 살펴보니 가장 눈에 띄는 건 임대 방식입니다.

이 회장은 중앙개발로부터 임대료를 받지 않는 대신, 중앙개발은 이 회장의 토지 관련 세금을 내준다는 겁니다.

계약 기간은 1990년부터 2009년까지 20년.

문제는 이건희 회장과 중앙개발, 에버랜드는 특수관계인 사이라는 점입니다.

특수관계인 간 거래는 부당한 거래를 막기 위해 법에 따라 공시 의무가 있는데,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2009년까지 이 계약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숨겼습니다.

삼성 측이 계약이 노출될 경우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있다고 본 듯합니다.

전문가들은 회사가 대신 낸 세금이 적정 임대료보다 적은 저가 임대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저가 임대는 세법 위반입니다.

[안창남/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 : 원래 받아야 할 임대료보다 낮게 받았으니까 (땅 주인은) 개인소득세 즉 부동산 임대에 다른 종합소득세가 낮춰지는 것이고. 법인은 원래 높은 금액으로 빌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낮은 금액으로 빌려 왔기 때문에 비용이 조금 들어가서… 결국 법인의 이익이 사실상 증가 되면, 결국은 그 법인의 주주가 혜택을 보는 것이지 않겠습니까.]

이 회장은 또 20년 임대 계약 기간에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부가세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순탁/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 사업자등록을 하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그래서 납부 의무가 존재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거 자체를 아예 회피했다고 하면 그건 당연히 과세가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고 말로 해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죠.]

(영상취재 : 조창현·배문산, 영상편집 : 이재성)  

▶ [끝까지판다②] 삼성도 '임대차 문제점' 논의…계약 다시 맺고 또 비공개
▶ [끝까지판다③] '이건희-에버랜드' 비밀 임대 계약, 왜 문제인가
페이지 최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