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강렬한 데뷔전 임성재, "한국인 최연소 우승 도전"

김영성 기자 yskim@sbs.co.kr

작성 2018.10.08 17:5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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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강렬한 데뷔전 임성재,'한국인 최연소 우승 도전"예선만 통과하자고 나왔는데 기대 이상 성적으로 자신감 충전"
"한국인 최연소 우승에 도전…신인왕· 투어챔피언십 진출이 목표"
"갤러리 많으면 집중 더 잘 돼…다음 주 고향 제주에서 CJ컵 출전"


말 그대로 강렬한 데뷔전이었습니다.

2018-19시즌 PGA 투어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4라운드 내내 톱 5를 유지하며 선두와 1타 차 공동 4위(13언더파)로 대회를 마친 임성재는 스무 살 답지 않은 침착함과 꾸준함으로 골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대회를 마치고 다음 주 국내에서 열리는 PGA 투어 CJ컵 출전을 위해 공항으로 이동 중인 임성재와 전화로 만났습니다. 호쾌한 샷만큼 인터뷰도 시원시원하고 똑 부러졌습니다. 임성재와 일문일답입니다.

Q. PGA 투어 신인으로 공식 데뷔전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 소감은?

"얼떨떨하면서도 기분이 좋다. 개막전이니까 예선 통과만 하자고 마음먹고 나왔는데 1, 2라운드에 경기가 잘 풀렸다. 코스가 나한테 잘 맞는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 무빙데이 3라운드에 단독 3위가 되면서 우승도 먼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종라운드에는 리더보드를 안 보고 내 플레에만 집중했다. 선두와 1타 차이로 끝냈으니 아주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고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Q. '59타의 사나이' 브랜트 스네디커와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했는데 떨리지 않았나?

"솔직히 별로 떨리지는 않았다. 스네디커는 어려서부터 TV로 본 선수여서 친숙하게 느껴졌다. 예전같으면 신기했겠지만 지금은 그냥 같은 선수로 보인다. PGA 투어 9승 경력의 베테랑과 같이 치면서 많이 배웠고 오늘의 챔피언 조 경험이 앞으로 투어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Q. 16번 홀 이글 퍼트를 넣었더라면 연장전에 합류할 수 있었는데?

"티샷을 343야드 보냈고 깃대까지 남은 거리가 222야드였는데, 뒷바람이 많이 불어서 두 클럽 짧게 6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날렸다. 공이 홀 4미터에 붙었다. 그때 선두와 3타 차였기 때문에 무조건 이글 퍼트를 넣고 싶었다. 터치감이 좋았는데 홀 바로 앞에서 공이 살짝 빗나가 아쉬웠다."

Q. 18번 홀 그린에 올라올 때 장내 아나운서가 관중에게 임성재 선수 이름을 소개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웹닷컴 투어(2부 투어)에서 뛸 때도 갤러리가 많이 모여 있는 홀에서 잘 쳤다. 집중이 잘 되고 박수를 받으면 힘이 난다. 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홀에서 버디로 마무리해 기분이 좋았다."

Q. 백스윙이 다른 선수보다 천천히 올라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쳤나?

"혼자 연습하다가 2016년 말부터 이렇게 스윙을 바꿔봤는데 효과가 좋았다. 일단 급한 게 없어져서 스윙 루틴에 일관성이 생겼고 공의 방향성도 좋아졌다. 작년 일본 투어에서 뛸 때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가 285~290야드 정도 됐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힘도 세져서 최소 15야드 이상은 거리가 더 나오는 것 같다."

임성재는 1998년 3월 30일생입니다. 183cm, 90kg의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내는 장타와 정교한 퍼트 솜씨가 일품으로 장래가 촉망되는 한국 남자골프의 기대주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는 315야드, 최장 비거리는 365야드(4라운드 9번 홀)까지 기록했습니다.

제주가 고향으로 7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은 임성재는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한라초등학교 6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고 천안고 1학년 때 국가대표에 발탁됐습니다. 아마추어 시절 전국 대회에서 16승을 쓸어 담았고 고교 2학년 때인 2015년 17세 나이에 일찌감치 프로로 전향했습니다. 그해 KPGA 2부 투어에서 우승하며 정규 투어 시드를 따냈고, 같은 해 일본 JGTO 퀄리파잉 스쿨도 합격해 고등학생 신분으로 한국과 일본 프로 무대를 누빌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2016년 KPGA 투어 매경오픈에서 공동 12위에 올랐고 같은 해 일본에서는 상금 랭킹 59위로 다음 해 풀시드권을 따냈습니다. 고교 졸업 후에는 기량이 일취월장했습니다. 2017년 KPGA 코리안 투어 G스윙 대회에서 공동 준우승, 일본 JGTO 마이내비 ABC 선수권에서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며 19살에 프로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걸 실력으로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PGA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2위로 통과했고, 올해 1월 웹닷컴 투어 개막전에서 우승하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렸습니다. 웹닷컴 투어 2승으로 상금왕을 차지하며 이번 시즌 PGA 투어 풀시드를 받았고, PGA 투어는 올 시즌 주목할만한 신인 10명 가운데 1순위로 임성재를 꼽았습니다. PGA 투어 8승에 빛나는 한국 남자 골프의 개척자 최경주 선수도 이제 막 20세를 넘긴 임성재의 장래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한국인 최연소 PGA 우승(21세 2개월, 윈덤챔피언십)과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21세 10개월) 기록을 보유한 김시우와 같은 소속(CJ 대한통운)으로 평소 친하게 지낸다는 임성재는 올해 안에 선배의 기록을 넘어서고 싶다는 당찬 포부와 목표를 밝혔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우승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시즌 내내 일관되고 안정된 성적을 거둬 시즌 마지막 대회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게 올 시즌 최종 목표다. 페덱스컵 상위 랭커 30명만 출전하는 그 대회에 나갈 수만 있다면 한국인 최초의 PGA 투어 신인왕 영예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일(9일) 새벽 귀국하는 임성재는 고향인 제주도로 이동해 18일 개막하는 국내 유일의 PGA 투어 정규대회 '더 CJ컵 앳 나인브리지' 출전 준비에 돌입합니다. 오랜만에 고향 팬들이 부쩍 성장해서 돌아온 스무 살 청년을 반갑게 맞아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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