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해병대 울릉부대 창설 계획, 사실상 물 건너갔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8.10.07 14:55 수정 2018.10.07 16:3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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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 대대급 상주 부대를 창설하려던 해병대의 계획이 좌절됐습니다. 이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울릉부대를 세운다는 청사진을 공개했었는데 무기한 연기,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병대는 백령도, 연평도, 대청도 등 서북도서를 지키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와 제주도의 해병 9여단에 신설 울릉부대를 연결해 한반도를 U자형으로 둘러싸 방어하는 이른바 해병대 전략도서방위사령부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습니다. 울릉부대 창설이 좌절되면서 전략도서방위사령부 창설도 멀어졌습니다.

● 울릉부대·전략도서방위사령부의 꿈

작년 10월 19일 열린 해군 해병대 국정감사에서 전진구 해병대 사령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변국의 상륙전력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도서 영유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 서북도서와 제주도, 울릉도를 연하는 선을 포함하는 전략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함으로써 군사적, 비군사적 위협에 대비하는 능력을 키우겠다."

해병대 사령관이 국회 국방위원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전략도서방위사령부 창설 계획을 밝힌 겁니다. 전진구 사령관은 이어 울릉부대 창설 계획도 구체적으로 내놨습니다.

"울릉도 지역은 일본과의 분쟁 소지가 있는데 현재 해병대 전력이 배치돼 있지 않기 때문에 울릉도 지역에도 해병대 부대를 배치해서 방위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봐서 국방개혁과 연계해서 검토 중에 있다."

해병대는 중령 또는 대령급이 지휘하는 대대급의 울릉부대를 이르면 연내 창설하기 위해 준비를 해왔습니다. 울릉도에서 90km 떨어진 독도를 확실하게 방어할 수 있는 대안으로, 국회 국방위 여야 의원들도 대체로 수긍했습니다.

이미 편제돼 있는 연평도, 백령도, 대청도 등을 지키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와 제주도의 9여단에 새로 울릉부대를 창설해 지휘를 일원화하면 전략도서방위사령부 창설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상징적, 심리적, 전술적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해병대는 500~1,000명 병력을 증원해주면 고맙고, 병력 증원이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부대를 꾸려 볼 참이었습니다. 전략도서방위사령부 창설 시기는 늦어도 2020년으로 내다봤습니다.

● 국방개혁2.0에서 제외

사령관의 국감 발언대로 해병대는 울릉부대와 전략도서방위사령부를 국방개혁2.0에 포함시켜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발표된 국방개혁2.0에 울릉부대와 전략도서방위사령부 창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다음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할 뿐 제대로 된 설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국방부는 "해병대가 본연의 공세적 능력을 강화하는 데 몰두해야 한다"며 새 부대 창설을 허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맞습니다. 해병대는 공격 부대입니다. 적 후방에 기습상륙해서 병참선을 끊고 적을 고립시키는 국가전략부대입니다. 그래서 해병대의 주력은 지금도 상륙 능력 고양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병대에게는 방어 임무도 부여됐습니다. 주요 도서 즉 서북도서, 제주도, 울릉도 방어입니다. 울릉부대와 전략도서방위사령부 창설은 해병대 도서 방어 임무의 화룡점정일 수 있습니다.

사실, 울릉부대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정치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민감할 수 있어 말 꺼내기가 어려웠습니다. 해병대가 작심하고 화두를 던졌지만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쉽습니다. 국방부는 울릉부대와 전략도서방위사령부 창설의 씨앗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기탄없는 토론 분위기 조성과 재검토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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