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15살 김예림, 베이징 향해 쑥쑥 커가는 '리틀 김연아'

서대원 기자 sdw21@sbs.co.kr

작성 2018.10.02 08: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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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15살 김예림, 베이징 향해 쑥쑥 커가는 리틀 김연아
유영, 임은수와 함께 '리틀 김연아 3총사'로 불리는 15살 김예림 선수가 지난 주말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9월 초 3차 대회(리투아니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을 차지한 것도 대단한데, 더욱 고무적인 것은 자신의 ISU(국제빙상경기연맹) 공인 최고점을 잇달아 경신했다는 사실입니다. 김예림은 3차 대회 때 총점 191.89점을 받아 지난해 작성한 개인 최고점(167.64점)을 24.25점이나 끌어올렸는데, 이번 5차 대회에서는 총점 196.34점을 기록하면서 한 달도 안 돼 개인 최고점을 또 5점 가까이 경신했습니다.

김예림 선수의 소감입니다.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 두 차례 모두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돼서 굉장히 기쁘고, 무엇보다 쇼트와 프리 프로그램 모두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하게 돼서 더욱더 좋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됐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취재파일] 15살 김예림, 베이징 향해 쑥쑥 커가는 '리틀 김연아'총점 196.34점은 역대 한국 여자 피겨 주니어 최고점 기록이고, 시니어까지 따지면 '피겨여왕' 김연아, 그리고 올해 평창올림픽 7위를 차지한 최다빈에 이어 우리 선수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개인 최고점 기록입니다.

# 한국 여자 선수 개인 최고점(총점) 순위 (ISU 공인점 기준)
1. 김연아 228.56점 (2010 밴쿠버 올림픽)
2. 최다빈 199.26점 (2018 평창올림픽)
3. 김예림 196.34점 (2018-2019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4. 임은수 187.30점 (2018 US 인터내셔널 클래식)

김예림은 이번 5차 대회에서 1위인 러시아 선수(알레나 코스토르나이아. 총점 198.38)에 총점에서 불과 2.04점 뒤져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습니다. 만약 김예림이 금메달을 차지했다면 2012년 김해진 이후 한국 여자 선수로는 6년 만의 주니어 그랑프리 우승이 되는 것이었는데, 아쉬운 대목입니다. 김예림은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단 한 번의 점프 실수도 없이 깔끔한 연기를 펼쳤습니다. 쇼트와 프리 모두 기술점수(Total Element Score)는 김예림이 전체 1위였는데, 프로그램 구성 점수(Total Program Component Score)에서 러시아 선수에 뒤졌습니다.

두 개의 값진 은메달을 수확하면서 김예림은 한국 여자 선수로는 김연아 이후 13년 만의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을 눈앞에 뒀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은 한 시즌 7개 대회 성적을 따져 상위 6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으로 올해 대회는 오는 12월 초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립니다. 김연아는 2004년과 2005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2년 연속 출전해 은메달(2004년)과 금메달(2005년)을 차지했습니다.

[취재파일] 15살 김예림, 베이징 향해 쑥쑥 커가는 '리틀 김연아'김예림은 현재 주니어 그랑프리 여자 싱글 랭킹 포인트 26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포인트는 우승자에게 15점, 준우승자에게 13점, 3위 11점, 4위 9점 순으로 10위까지 주어지는데, 김예림은 준우승(13점) 두 번으로 26점을 쌓았습니다. 선수당 최대 두 대회씩만 출전할 수 있어 김예림은 남은 두 개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이 포인트를 추가하겠지만 26점이면 충분히 상위 6명 안에는 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제가 예상하는 파이널 진출자입니다.

# 2018-2019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진출자 (예상 순위)
1.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러시아) 30점
2. 알레나 코스토르나이아(러시아) 30점
3. 안나 슈체르바코바(러시아) 30점
4. 아나스타샤 타라카노바(러시아) 28점
5. 김예림(대한민국) 26점
6. 알레나 카니쉐바(러시아) 26점

현역 여자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4회전 점프를 뛰는 러시아의 14살 소녀 트루소바가 압도적인 1위를 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김예림은 5위, 또는 6위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저는 예상합니다. 랭킹 포인트가 같을 경우 두 대회 총점 합계를 따지는데, 김예림은 두 번 모두 190점대의 고득점을 받았기 때문에 (191.89+196.34) 파이널 진출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제 예상이 맞는다면, 김예림은 김연아 이후 13년 만에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 진출해 러시아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게 됩니다.

[취재파일] 15살 김예림, 베이징 향해 쑥쑥 커가는 '리틀 김연아'김예림은 올 시즌을 앞두고 훈련지를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옮겨 탐 자크라이섹(미국)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더욱 성장했습니다. 점프의 완성도를 높였고, 비 점프 요소들도 더욱 가다듬었습니다. 새 프로그램 안무는, 과거 김연아를 도왔고 최근에는 차준환과 팀을 이루고 있는 세계적인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과 페어스케이팅 선수 출신 안무가 드류 미킨스(미국)가 맡았습니다. 윌슨이 쇼트프로그램(영화 '시네마 천국' OST), 미킨스가 프리스케이팅('타이스의 명상곡) 안무를 맡았습니다. 김예림이 이번에 꼭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 성공해서 더 멋진 연기를 선보이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 안무가 드류 미킨스,  탐 자크라이섹 코치 (왼쪽부터)
[취재파일] 15살 김예림, 베이징 향해 쑥쑥 커가는 '리틀 김연아'김예림이 개인 최고점을 196.34점까지 끌어올리면서 이제 김연아 이후 한국 선수 첫 국제 대회 200점 돌파도 머지않아 보이는데요. 지난해 저와 했던 인터뷰에서 200점 목표에 대한 질문에 김예림 선수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단순히 200점이라는 점수가 목표가 아니라, 200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선수가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꿈꾸는 '리틀 김연아' 김예림 선수가 쑥쑥 성장해가는 모습이 참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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