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이던, 사귀었든 말든…시대착오에 대하여

SBS뉴스

작성 2018.09.13 13:0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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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가 꽤 떠들썩했던 사건 하나를 떠올려보자.

때는 2001년이었다. 인기 절정의 5인조 그룹 멤버 중 하나가 여배우와 열애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자 소속사 이사회는 해당 멤버에게 “그룹에서 빠져라.”라고 퇴출을 통보했다.

당시 나온 유명했던 대사가 있다. “서른 둘, 사랑하면 안돼요?”였다. 결국 그룹 멤버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5인조 그룹 활동을 고집했고, 결국 해당 그룹은 5인조로 남았다. 2000년 대 가요계 레전드 아이돌을 떠올릴 때 빠지지 않는 한 그룹에 대한 이야기다.

마치 고장 난 타임머신처럼 가요계에 거의 똑같은 사건이 2018년 9월 벌어졌다.

주인공은 그룹 펜타곤의 멤버와 솔로 가수 현아다. 두 사람이 알고 보니 2년째 사귀는 중이었단다. 둘은 열애사실을 인정했다가 45일 만에 소속사에서 퇴출 통보를 받았다.

13일 오전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퇴출 명분으로 “신뢰관계 훼손”을 들었다. 한마디로 두 사람이 사귀는지 소속사에서는 몰랐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는 거다. 게다가 회사가 수습을 해준다며 둘의 열애설을 부인했는데, 현아가 열애설 하루 만에 단독 인터뷰로 열애를 고백한 점은 퇴출을 하기에 타당한 사유라고 밝히고 있다.

팬덤을 기반으로 하는 아이돌 그룹에게 멤버의 연애 등 사생활은 하등 도움 되지 않는 요소다. 대외적으로 솔로이길 바랐던 팬들에게 마음에 상처를 주는 행동인 것도 맞다. 그렇다고, 사생활의 영역인 열애 사실만으로 가수가 계획됐던 모든 연애 활동이 무산 될만큼 무거운 종류의 유책 묻는다면 단연코 ‘아니’다.

휴대폰 사용 금지, 이성 접촉 금지, 사내 연애 금지 등 아무리 많은 조항을 달아봤자, 이는 회사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이자 약속일뿐이다. 엄격히 따지자면 소속 가수들에 대한 사생활을 간섭이다. 국내 가요 계획사에서 짧은 기간 효율적으로 아이돌 그룹을 육성하는 시스템에서 나온 일종의 변종 문화다.

2001년에도 대중적 공감을 사지 못했던 가수 퇴출 사유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과거 보다 중요시 여기는 2018년 9월 널리 공감을 사기 어려운 이유다. 

이던은 지난 8월 열애를 고백한 이후, 펜타곤 팬클럽 창단식을 비롯해 예정됐던 팀 활동에서 배제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팬들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던과 팬들 사이에 존재했던 신뢰관계와 교감이 무너졌다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신뢰문제였다면 이를 다시 쌓아올리고,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바로 소속사의 역할이 아닐지 묻고 싶다. 재채기, 가난, 사랑 등은 숨길 수 없는 것들이라고들 한다. 숨기지 못해 들켰고, 들킨 게 속상해서 사실대로 인정했는데 그게 그렇게 큰 일이던가.

(SBS funE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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