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회 데쳐서 '재사용'…"문제 없다"는 유명 뷔페

'음식 재사용' 법적 문제 없다? "소비자 신뢰 문제"

정다은 기자 dan@sbs.co.kr

작성 2018.08.12 20:42 수정 2018.08.12 22: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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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권에 여러 체인점이 있는 한 해산물 뷔페 회사가 음식이 남으면 주방으로 가져갔다가 재활용을 해서 손님한테 내놓고 있습니다. 초밥이나 회로 나온 걸 다져서 김밥으로 만들고, 대게를 다시 얼렸다가 녹여서 내놓는 식입니다. 

먼저 정다은 기자의 기동취재 보고 오시죠.

<기자>

미국에서 시작된 해산물 뷔페 '토다이'의 경기도 평촌점입니다.

평일인데도 손님이 많은 편입니다.

점심시간이 끝난 뒤, 진열됐던 초밥이 다시 주방으로 돌아갑니다.

[토다이 직원 : 이거 셰프님이 걷어 가라고 하셔서.]

초밥 위에 있던 찐새우를 하나씩 걷더니, 꼬리를 떼고 한 곳에 모읍니다.

다른 초밥에서도 마찬가지로 회를 걷어 접시에 놓습니다.

이렇게 모은 회를 끓는 물에 데친 뒤 양념을 넣고 다집니다.

[토다이 직원 : (다네(회) 다져요?) 간해서 롤에다가 넣어야 돼. (어디다 넣어요?) 롤, 롤이랑 유부에다 넣어.]

다져진 회는 유부초밥 위에 올리거나 롤 안에 넣습니다.

[토다이 조리사 : 유부초밥이 애들이 많이 먹거든요. 런치 때 썼으면 디너 때 사용되고, 디너 때 남은 건 이제 다음 날 런치에 (쓰는 거죠.)]

조리사들의 단체 채팅방에는 주방장이 작성한 구체적인 재사용 예시까지 올라 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꽁꽁 언 대게 뭉치를 꺼내 싱크대에 쏟아 넣고 물을 틀어 녹입니다.

[조리사 : 음식이 원래 재냉동이 안 되잖아요. 아까우니까 녹인 거를 다시 묶어서 냉동고에 넣고 다시 꺼내서 쓰는 거예요. 그 다음 주에.]

팔다 남은 대게를 얼려뒀다가 녹인 뒤 다시 손님들한테 내놓는다는 겁니다.

팔다 남은 연어 회는 밥으로 둘러싸인 연어 롤로 변신합니다.

중식이나 양식 코너에서 남은 탕수육과 튀김류도 롤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됩니다.

팔다 남은 이런 이런 음식으로 롤을 만들라는 지시가 채팅방을 통해 구체적으로 전달된다고 합니다.

[토다이 조리사 : 출장 뷔페에서 사시미(회) 거기서 쓰고 남은 걸 가져와서. 이것도 쓰라고. 가져올 때 생선에 있는 물이 엄청 빠져 있어요. (물이) 흥건한데 그걸 사시미(회)로 내는 거예요.]

조리사들은 본사에서 음식물 재사용 지침이 내려왔다고 말합니다.

매장에 찾아가서 음식물 재사용 영상을 보여주며 물었습니다.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합니다.

[토다이 평촌점 매니저 :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해명이나 반론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이 되고….]

다음 날 취재 내용을 알려주고 본사에 찾아갔습니다.

본사에서는 주방 총괄 이사가 지난달 모든 지점에 회를 재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린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토다이 대표이사 : 이 스시가 셰프들이 봤을 때 단백질도 많고, 좋은 음식인데 이걸 버리냐. 롤에다가 제공을 했다고 합니다. (재사용한 롤에는) 많은 생선들이 종류가 여러 가지가 들어가 있잖아요. 생선이 많이 들어가면 맛있죠.]

회 아닌 다른 음식물 재사용은 그전부터 해 왔던 거라고 하면서 위생 면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토다이 대표이사 : 저는 주방을 굉장히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위생법부터 시작해서 위생사가 허락을 해야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거지….]

토다이는 식품위생법이 손님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재사용하는 걸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진열됐던 뷔페 음식을 재사용하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앵커>

이걸 취재한 정다은 기자와 이야기를 더 나눠보죠.

Q. 손님도 모르는 음식 재사용 문제없나?

[정다은/기자 : 네. 그렇죠. 토다이의 입장은 진열된 음식을 손님들이 가져가서 먹다 남은 걸 재사용한 게 아니고 진열됐다 남은 걸 재사용한 거라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Q. 법적 하자 없으면 괜찮은 건가?

[정다은/기자 : 양심과 윤리, 그리고 식품 위생 면에서 안전하냐는 문제가 남습니다. 날 것을 가열하거나 가열 음식은 재가열하면 미생물이나 세균 문제가 없다, 그리고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게 토다이 입장입니다. 그러나 날 것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100%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설령 안전하다 해도 내가 먹게 될 음식이 이렇게 재사용된 음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소비자들이 몰랐다면 식품의 건전성 그리고 소비자 신뢰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식품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윤요한/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남아 있는 식품들을 재처리한다 하더라도 재활용해서 소비자들이 생각지 못한 방법을 통해서 공급하는 것이 건전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기대와 신뢰를 무너뜨리는 거기 때문에….]

[정다은/기자 : 프리미엄 뷔페를 표방하는 곳이라 값도 비싼데, 재사용한 음식이 포함됐다는 걸 알렸다면 소비자들이 이 뷔페를 찾았을까요? 그런 걸 따져보면 기업 윤리 면에서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토다이, 음식 재사용' 취재 계기는?

[정다은/기자 : 재사용 음식이 만들어지는 곳은 손님들은 보지 못하는 주방이기 때문에 내부자가 아니면 알기 어렵습니다. 이번 취재도 토다이에서 근무하던 조리사들이 직업인으로서 도저히 양심이 용납하지 않았다며 SBS에 알려와 시작됐습니다. 토다이는 저희 취재 이후 음식물 재사용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다른 뷔페들의 실태는 어떤지 관계 당국의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종갑·노재민, CG : 류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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