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목표가격 처음으로 20만 원 넘나…이개호 신임 장관 결정 주목

SBS뉴스

작성 2018.08.11 06:23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쌀 목표가격 처음으로 20만 원 넘나…이개호 신임 장관 결정 주목
5개월간의 수장 공백 끝에 이개호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0일 취임함에 따라 연내 정할 쌀 목표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20만원을 넘게 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남은 기간 안에 2018∼2022년산(産) 쌀에 적용할 쌀 목표가격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 목표가격이 정해지면 실제 생산 상황에 따라 오르내리는 수매 가격과의 차이의 85%를 정부가 변동직불금으로 농가에 보전해준다.

농가에서는 당연히 이 쌀 목표가격이 높아질수록 보전받는 액수도 커지기 때문에 농민단체는 현 18만8천원(이하 80㎏ 기준)보다 대폭 높은 21만∼24만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쌀값 상승에 따른 물가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오기도 했다.

매년 쌀 소비는 줄고 인구 증가는 정체돼 남아도는 쌀이 늘어나 보관과 직불금에만 조(兆) 단위의 예산이 들어가는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농민 대부분이 재배하는 쌀을 모른 체 할 수도 없다는 점이 정부의 고민이었다.

정부는 지금까지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19만4천원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9일 이개호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쌀 목표가격을 끌어올리려는 강한 의지를 보임에 따라 앞자리가 바뀔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장관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19만4천원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반드시 그 이상이 돼야 한다는 게 제 의견"이라며 "현재 쌀값이 비싸다는 의견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한 푼이라도 더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쌀값 상승이 물가 상승의 주범이라는 말에는 절대 동의하지 못한다"거나 "(산지 쌀 가격 17만5천원은) 아직도 부족하며, 지금이 1년 가운데 가장 가격이 높은 시기인데 이것보다 높은 가격이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펼치기도 했다.

이처럼 신임 장관이 비교적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의지를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정부가 앞자리 '2'를 달아 국회에 제출할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신임 장관이 오셨으니 (쌀 목표가격 관련해) 다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기획재정부의 반대가 워낙 심해 20만 원을 넘겨 제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가격이 뛰었는데 올해 풍년이 들어 수매 가격이 내려간다면 정부가 보전하는 변동직불금 액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문제도 있다"면서도 "농식품부가 10만 원대 후반으로 제출한다 하더라도 수정 동의권이 있는 국회에서 앞자리를 바꿔 결정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쌀 목표가격은 다음 달 정기국회가 열릴 때 정부안을 국회에 내면, 국회가 수정 동의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고민할 시간이 이달을 포함해 그리 많지 않다는 뜻으로, 사실상 이번 달과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윤곽이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부의 고민을 깊게 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쌀 목표가격을 물가인상률과 연동하는 농업소득보전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는 점이다.

'쌀 가격에 물가상승률 반영'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건 공약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 통과된다면 목표가격을 정하는 '룰'이 바뀌게 돼 가격이 다소 뛸 수밖에 없게 된다.

정부는 개정안의 취지대로 물가상승률을 쌀 목표가격에 반영하되,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기재부의 입장을 반영해 그해의 수급 상황도 반영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상승률이 상승 요인이라면 풍년으로 값이 낮아지는 등의 수급 상황은 모종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내부에서는 이 같은 변수를 따져 ▲ 농업소득보전법 개정안 통과 ▲ 현행법으로 정부안 제출 ▲ 외부 요인 등으로 국회 논의가 늦어지는 경우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복수의 안(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 하반기 연례 국정감사 일정을 변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농식품부 국정감사를 예상보다 늦게 치르게 된다면 국감 준비로 시간도 모자란 데다가, 쌀 목표가격이 이슈에 올라 '집중포화'를 맞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한편, 쌀 목표가격 조정을 앞두고 현재 쌀값 기준 단위인 80㎏을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10㎏이나 20㎏ 단위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쌀 80㎏은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60여㎏보다 20㎏이나 더 많다"며 "통계청에서도 유통량이 월등히 많은 20㎏을 산지 쌀값 통계조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소비자의 인식 왜곡을 막고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고자 쌀값 단위 조정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페이지 최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