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또 폭염에 밀리는 태풍…13호 태풍 '산산' 일본 동부로 북상

공항진 기자 zero@sbs.co.kr

작성 2018.08.03 15:05 수정 2018.08.03 16:0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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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시무시합니다. 도대체 말이 안 될 정도로 기온이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76년 전인 1942년 대구에서 기록한 최고기온 40℃가 다가설 수 없는 기록으로 여겨졌는데 이제는 거의 매일 40℃를 넘는 곳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막에서나 기록될 것 같은 41℃가 산림이 우거진 강원도 홍천에서 기록됐으니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시원한 소나기라도 기대하고 있지만 쾌청한 하늘은 그마저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숨은 턱턱 막히고 땀은 줄줄 흐르고 그야말로 답이 없는 요즘입니다.

대도시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열기가 갇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밤새 후텁지근한 밤공기와 씨름을 해야 하니 말입니다. 특히 서울은 밤새 틀어대는 에어컨 바람이 공기를 가열하면서 난생처음 경험하는 초열대야를 맞고 있습니다.

이번 폭염은 언제 끝날까요? 물러가기는 하는 것일까요? 태풍이라도 북상하면 혹시 폭염을 물리칠 수 있지 않을까요? 매번 기대하지만 기대에 걸맞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걱정입니다. 오늘(3일) 발생한 13호 태풍 '산산(SHANSHAN)'도 마찬가지입니다.

태풍이 발생한 것은 오늘 오전 9시쯤으로 괌 북동쪽 약 870km 해상에서입니다. 아직은 약한 태풍이어서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시속 60km를 조금 넘습니다. 크기도 작아 강풍반경이 180km정도네요.

하지만 태풍 '산산'은 점점 힘을 키울 것으로 보여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닙니다. 태풍이 지나는 길목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서 많은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요일쯤엔 중급 강도로 월요일에는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속 140km정도의 강풍을 몰고 북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13호 태풍 '산산' 예상 진로하지만, 이번에도 태풍이 가는 방향은 일본 쪽입니다. 서쪽으로 이동하던 태풍이 일요일 오전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곧바로 일본 도쿄 동쪽해상으로 북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태풍의 이후 진로는 아직 유동적입니다. 태풍이 일본 내륙을 관통할 수도 있고 아니면 방향을 조금 동쪽으로 틀어 일본 남쪽 먼 바다를 따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우리나라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멀리 벗어나 있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태풍이 이렇게 일본 쪽으로 향하는 것은 기록적인 폭염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폭염의 원인이 중국에서 한반도까지 영향을 넓힌 강력한 더운 고기압 때문이라는 것은 다 아실 텐데요, 이 고기압의 힘이 워낙 세서 태풍 침입을 허락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변수가 몇 가지 남아 있기는 합니다. 태풍이 북상할 때 태풍 전면에는 태풍을 반기는 비구름이 발달할 수 있는데 이 비구름이 햇볕을 오래 가리고 비라도 뿌려준다면 극심한 폭염 기세가 조금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또 태풍의 북상에 따라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흔들릴 경우 소나기가 자주 쏟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루 잠시 지나는 소나기가 아닌 전국 규모의 소나기가 2,3일 이어진다면 역시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조금이나마 식힐 수 있습니다.

마지막 변수는 이번 태풍이 아닌 다음 태풍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14호 태풍이 발생해 우리나라 남해로 북상할 수 있다면 많은 비로 폭염을 진정시킬 수 있겠죠. 실제로 여러 나라의 수치모델들이 14호 태풍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지만 아직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폭염이 물러가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공기 자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로 말입니다. 8월 후반부에는 점차 북쪽에서 이런 차고 건조한 공기가 확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습니다. 정점에 오르면 내려갈 일만 있죠. 돌아보기도 싫은 올여름 폭염이지만 이제 물러갈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모두 힘을 내 더위를 견디면 곧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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