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일본에서 자영업 성공하려면 인건비 임대료는?

최호원 기자 bestiger@sbs.co.kr

작성 2018.08.04 10: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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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으로 국내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건비뿐이 아닙니다. 급증하는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도 문제입니다. 일본의 소상공인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일본 사장님들의 고민은 좀 다릅니다. 임대료나 인건비도 문제지만, 요즘은 인구 감소로 인한 직원 모집의 어려움, 그리고 지방에선 손님 인구 자체의 감소 등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자영업 상황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도쿄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다녀왔습니다. 일본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장사를 하고 있을까요?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내세우는 수익 모델을 살펴봤는데, 일본 프랜차이즈의 특징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1. 이상적인 인건비는 매출 25% 미만

우선 찾아간 곳은 튀김덮밥(덴돈) 체인 '덴야'였습니다. 덴야는 국내외에 216개 점포를 갖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54개가 직영점이고, 44개가 개인가맹점입니다. (2017년12월 기준) 일본 프랜차이즈들은 직영점을 많이 운영합니다. 일본에 가게들이 많지만, 실제 자영업자 비율이 5.2%로 한국 21.3%보다 훨씬 낮은 이유입니다. (다만, 편의점은 예외입니다. 일본 편의점의 직영점 비율은 5% 미만으로 소비자 수요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본사에서 소수만 운영합니다.)
튀김덮밥 체인 덴야의 가맹점 모집 이미지덴야는 SBS 도쿄지국 사람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직접 상담을 받아보니 개업 초기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1) 가맹비 300만 엔
2) 가맹보증금 100만 엔
3) 점포디자인료 200만 엔
4) 35일간 2인 교육연수비 70만 엔 등

여기에 매달 가맹수수료(로열티)로 매출의 5%를 내야 하고, 본사의 상품발주 및 계산 시스템 이용료로도 3.5만 엔을 냅니다. 계약기간 5년에 계약갱신비는 100만 엔입니다. 덴야가 제시하는 사업성공 시뮬레이션은 아래와 같습니다. (83㎡ 30석 규모 기준)
덴야의 수익 모델월 매출액은 650만 엔(우리돈 6560만 원)입니다. 경비를 모두 뺀 세전 영업이익은 딱 10%인 656만 원입니다. 인건비 비중은 27.7%입니다. 통상 일본 음식점의 경우 이상적인 인건비는 매출액의 25% 수준이라고 합니다. 30%를 넘기면 적자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일본 가게에선 점포를 관리하는 '점장' 자리가 중요합니다. 가맹점주가 직접 할 수도 있고 점장을 정직원으로 고용할 수도 있습니다. 위 표에서처럼 매월 인건비가 우리돈 1810만 원 수준이라면 점장과 함께 주방에도 정직원이 한 명 이상 있을 겁니다. 여기에 주방보조와 홀서빙 등에 아르바이트생 4, 5명이 일할 듯하네요. 즉, 덴야는 종업원을 꽤 많이 고용해야 가게가 돌아간다는 말입니다.

참고로 일본의 전국 최저임금은 평균 848엔(8500원)입니다. 하지만, 인력난으로 실제 대도시의 아르바이트 임금은 평균 1023엔을 넘었습니다. (아르바이트 정보사이트 리쿠르트 자료) 여기에 월 8만-10만 원의 교통비 지급도 필수입니다.

2. 임대료는 매출의 10% 이하로!

이밖에 덴야는 임대료와 화재보험 등으로 매출의 8.5%를 책정했습니다. 일본 창업 컨설턴트들도 통상 임대료 비율을 매출액의 10% 미만으로 억제하라고 조언합니다. 일본에선 건물주가 마음대로 임대료를 올릴 수 없습니다. 세입자가 거부하면 주변 건물의 시세자료를 모아 재판 소송을 걸어야 합니다.
아베 테츠오 일본 변호사제가 만난 아베 데츠오 변호사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재판소에서도 한 장소에서 오래 장사한 가게가 유리합니다. 재판부는 그 가게가 수 년간 손님들을 모아온 노력을 인정해줍니다. 또 그 가게가 없어질 경우 손님들의 생활패턴이나 삶도 바뀐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주변보다 시세가 아주 싸면 월세 인상 조정을 합니다만, 보통 주변보다 15% 이상은 싸야 합니다. 10% 정도로는 인상 결정을 얻어내기 어렵습니다. 인상되어도 5% 수준일 겁니다."

일본 건물주들은 그래서 첫 세입자의 첫 임대료를 최대한 높이 부릅니다. 어차피 임대료 인상이 어렵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장사를 잘 하는 가게를 원합니다. 물론 일본에도 악독한 건물주들이 많습니다. 정식으로 임대료를 올리기 어려우니까 계약서 상의 크고 작은 규정들을 내세워 세입자를 괴롭힙니다. "규정을 어겼으니 해약이다"라는 식입니다.

가맹점이 10곳 정도에 불과한 신생 프랜차이즈도 살펴봤습니다. 한국식 갈비덮밥과 순두부찌게를 메인메뉴로 하는 '한돈'이라는 곳입니다. 한식 프랜차이즈인데 사장님은 일본 분입니다. 일본 최초의 야키니쿠(구운고기집) 패스트푸드점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한식 프랜차이즈 한돈 "자체 공장 운영"3. 저렴한 가격의 비밀

위 자료를 대충 번역을 하면요, ①갈비덮밥="직접 개발한 '제트 오븐'으로 빠르고 맛있게 고기를 굽는 조리를 표준화했다. 아르바이트생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②순두부찌게="자사 공장에서 매일 1인분의 식재료와 스프를 냄비에 넣어서 제공한다. 규정된 시간만큼 끓이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이 내용에 일본 식당체인들의 비밀이 있습니다. 1) 자기 공장에서 식재료를 대량으로 구매, 직접 가공하기 때문에 저비용을 유지합니다. 2) 각 점포에서 조리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조리기구를 개발합니다. 3) 조리방법을 표준화해 누가 어느 지점에서 만들어도 비슷한 맛이 나오도록 합니다.
한돈의 모델 수익 구조이제 한돈의 100㎡ 점포 수익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이곳은 월 매출액을 700만 엔(7060만원)으로 높게 잡았습니다. 경상이익율도 20.1%입니다. 더 많은 매출에도 인건비는 매출액의 20.1%로 적습니다. 종업원을 덜 쓴다는 말이겠죠. 임대료 등 고정비 14.2%와 제반 변동경비 11.6%를 합치면 25.8%입니다. 임대료를 10% 미만으로 하면 나머지 보험료 청소비 전기가스난방비 통신비 소모품비 등이 나머지 15.8%가 되겠군요.

신생 업체인만큼 가맹수수료를 매출의 2%까지 낮췄습니다. 그래도 초기 가맹비 200만 엔, 내외장 인테리어 최대 2800만 엔, 식기 조리기구 등 설비 150만 엔, 연수교육비 50만 엔, 기타 개업비용 150만 엔이 든다고 합니다.
오메데 붕어빵 "끊임없는 상품개발"4. 경쟁 속 꾸준한 상품 개발이 성공 비결

이번엔 붕어빵집을 볼까요? 일본에는 정말 다양한 붕어빵집들이 있습니다. 핵심은 팥소(앙꼬)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미니 붕어빵 정도는 있지만 거의 팥소 맛은 비슷하지 않나요? 일본은 팥소로 경쟁합니다. 경쟁이 있으니 상품 종류도 다양하고 장사도 잘 됩니다.

위 광고지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기본은 세 종류의 심플한 상품 구성입니다. 도카치 지역 콩으로만 지은 '쓰부안', 국산계약 농가의 양배추를 사용해 달지 않은 맛으로 호평 중인 '오코노미야키 붕어빵', 소재와의 배합을 추구한 폭신한 '카스타드'. 여기에 제철 소재를 사용한 '계절 상품'을 라인업으로 판촉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맛에 철저히 신경을 씁니다."

① 일본에선 지역 신선 농산물의 가치를 인정해줍니다. '도카치 지역'이 어딘지 잘 모르지만, "식재료에 신경을 썼구나"하는 이미지를 줍니다. ② 일본도 중국산을 많이 씁니다. 일본 식당에서도 '저희는 국산 쌀을 씁니다.'라는 글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③ 일본 사람들은 계절의 변화, 세월의 흐름을 중시합니다. 프랜차이즈들은 각 계절마다 계속해서 신상품을 내놓습니다. 큰 식당 체인들은 메뉴판을 1년에 기본 4번 바꿉니다.
오메데 붕어빵 수익 모델월간 수익 모델입니다. 붕어빵이 간식인만큼 점포 크기는 23㎡에 불과합니다. 월 매출도 200만 엔으로 낮춰 잡았습니다. 경상이익은 15.6% 수준입니다. 인건비는 이상적인 25%보다 적은 24.4%입니다. 그럼에도 23㎡ 넓이에 인건비가 48.8만 엔이나 드는군요. 정직원 1명에 아르바이트생 1명 정도는 써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 프랜차이즈의 특징은 이렇게 많은 종업원 고용을 상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가맹점주가 모든 업무를 다 떠안는 시스템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자영업자들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장님들이 직접 뛰어다닙니다. 또 장사를 가업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저임금을 받는 '가족 종사자'가 많습니다.
일본 신생 커피숍 '키스 카페'5. 커피숍은 초기 개업비용이 부담

자영업이라고 하면 커피숍도 빼놓을 수 없죠. 일본 5대 커피숍(점포수) 순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1위 스타벅스 1315개
2위 도토루 1150개
3위 고메다커피 776개
4위 다리즈Tully's 688개
5위 프론토PRONTO 282개

이밖에도 일본 전역에 커피숍 브랜드가 100개가 넘습니다. 'Key's cafe'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100㎡의 큰 점포를 기준으로 수익 구조를 제시해놓았습니다. 여기서 잠시 원재료 상품원가를 살펴보니 키스 카페도 그렇고 위 다른 프랜차이즈들도 그렇고, 대부분 매출액의 32% 안팎이군요.
키스 카페 모델 수익 구조그런데, 커피숍들은 인테리어가 중요해서 그런지 확실히 개업 전까지 비용이 많이 드는군요. 키스 커피의 개업 전 비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가맹비는 안 받습니다.
2) 가맹보증금 100만 엔
3) 상표권 관리비 30만 엔
4) 교육연수비 5만엔+강사교통비 등 별도
5) 설비감리비 150만 엔
6) 점포공사비 2100만 엔
7) 커피기구 구입비 700만 엔
8) 개업 비용 100만 엔
=총계 3185만 엔(3억2100만원)

또 다른 커피숍 브랜드 '오란도 커피점'를 볼까요? 이곳은 커피 중심이라기보다 식당에 가까운 듯합니다. 각종 식사를 함께 제공해 객 단가를 900엔 이상으로 높였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80석 130㎡ 점포의 모델 수익 구조입니다.
오란도 커피숍 모델 수익구조80석의 큰 커피숍이라서 종업원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인건비는 매출액의 30% 이하로 억제했습니다. 임대료도 10% 수준입니다. 수도가스난방비의 비율은 5%입니다. 수도가스난방비의 경우 앞서 붕어빵, 키스 커피 등 다른 프랜차이즈들도 비슷하게 5%를 기준으로 하더군요.

오란도 커피숍은 오전 7-11시 음료 손님들에게 150엔만 추가로 내면 토스트와 계란을 제공하는 상품을 내놓았군요.
오란도 커피숍의 저렴한 식사6. 광고 선전만 믿을 수는 없어

이밖에 박람회장에서 주목을 끈 곳은 '동전 세탁기' 사업이었습니다. 세탁건조기 5대+건조전용기 5대를 66㎡ 공간에 넣어 개업을 하는데 3850만 엔(3억8800만 원)쯤이 든다네요. 그럼 월 매출 80만 엔에 영업이익은 월 29만 엔이 나온다고 선전하더군요.동전세탁기 업체 '블루스카이' 홍보사진 학원 사업 부스도 있었습니다. 일본에선 대입 응시자와 재수생의 감소로 중고교 사교육 수요는 줄고 있습니다. 그래도 중학교 입시를 겨냥한 초등학생 수요는 조금씩 늘고 있답니다. 일본 전국 초등학생의 학원 수강비율은 45.8%입니다. (도쿄도 57.9%) 가맹점 모집에 나선 '쿄우신 스쿨'은 1대1 수업을 강조하는데 별도 강의실 없이 그냥 칸막이 책상 옆에서 가르치네요.
학원 '쿄우신 스쿨' 내부 그림본사가 제시한 수익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의 사교육 전문가들이 보시면 좀 비교가 되실까요?
학원업체 '쿄우신 스쿨' 수익모델지금까지 일본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내세우는 '성공적인 수익 모델'들을 살펴봤습니다. 가맹점주들을 모집하기 위한 내용인만큼 과장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일본 자영업의 몇 가지 원칙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일본과 한국은 상황이 다를 겁니다. 제가 장사나 프랜차이즈를 해보지 않아 세세한 비교도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우리 사장님들이나 정책 관계자들이 보고 '단 몇 개라도 일본에서 참고가 될만한 것이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취재와 조사를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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