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8천350원, 10.9%↑…사용자 사상 첫 보이콧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8.07.14 09: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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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천35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늘(14일) 새벽 4시 30분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5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8천350원으로 의결했습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7천530원보다 10.9% 오른 금액입니다.

국내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8천원대에 접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월급(주 40시간 기준,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174만 5천150원이 됩니다.

이번 회의에는 전체 위원 27명 가운데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5명과 공익위원 9명 등 14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어제 오전 10시 회의를 시작해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19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습니다.

지난 10일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 부결에 반발해 불참 선언을 한 사용자위원 9명은 협상을 보이콧 했습니다.

사용자위원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은 근로자 안(8천680원)과 공익 안(8천350원)을 표결에 부쳐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했습니다.

근로자 안이 6표, 공익 안이 8표를 얻었습니다.

공익위원 1명이 근로자 안을 지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 폭은 지난해(16.4%)보다 5.5%포인트 낮습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최저임금위가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에는 최근의 정부 기류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위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은 대체로 정부 입장을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최저임금 인상에 관해, "2020년까지 1만원을 목표로 가기보다 최근 경제 상황과 고용 여건,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 시장에서의 수용 능력을 감안해 신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속도조절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도 실현이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린다는 가정하에 올해와 내년 인상 폭을 같게 잡으면 이번에 최저임금을 15.2% 인상해야 하는데 이에 못 미쳤기 때문입니다.

최저임금위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저임금 근로자를 290만∼501만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노동자 비율을 가리키는 영향률은 18.3∼25.0%로 분석했습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반감됐다며 대폭 인상을 요구해온 만큼, 속도조절로 볼 수 있는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실망감을 표시했습니다.

근로자위원들은 입장문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희망적 결과를 안겨주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경영계는 2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률은 소상공인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에서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 '모라토리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최저임금위가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다음달 5일까지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로 확정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노·사 어느 한쪽이 노동부 장관에게 이의 제기를 할 경우 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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