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언에 뿔난 영국 정치권 "여왕과의 티타임 취소해야"

"분열 초래 역겹다", "무례함 보여"…브렉시트 강경파 무반응

SBS뉴스

작성 2018.07.13 17: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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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전략을 비판하고,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치켜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가 영국 정치권의 분노를 불러오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전날 영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영국 대중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가 발표한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에 대해 "명백히 미국과의 무역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비판했다.

반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에 반발해 사퇴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훌륭한 총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하는가 하면, 난민정책과 관련해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을 비판하는 발언을 내놨다.

영국 보수당의 세라 울러스턴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메이 총리를 "모욕하기 위해 단단히 결심했다"면서 "분열을 초래하는 언론 인터뷰는 역겹다. 트럼프의 세계관에 동참하는 것이 협상의 대가라면 이는 지불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노동당의 벤 브래드쇼 하원의원은 "메이 총리는 너무 약해서 여전히 자기를 모욕한 자를 위해 레드 카펫을 펼치고 있다. 굴욕적이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의 애나 털리 하원의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만나도록 허용해야 하는지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방문 이틀째인 이날 오후 런던 인근 윈저 성에서 여왕을 만나 '티타임'을 가질 예정이다.

털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주의자이자 우리나라에 무례함을 보였다"면서 "왜 여왕을 만나도록 하는가? 보수당은 트럼프가 선출된 대통령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 같은 논리대로라면 트럼프 역시 우리 총리와 런던 시장을 존중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국 방문 기간 자신에 대한 항의시위가 예정된 데 대해 "영국 사람들,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내가 생각하기에 그들은 나를 매우 좋아하며, 이민 문제에 나와 의견이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 브렌던 보일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아일랜드는 영국의 일부가 아니라 거의 100년 동안 독립국가였다"라면서 "제발 국제무대에서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는 행위를 그만해 달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영국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들로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이후 주목할만한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보수당 의원 중 유럽회의론자들로 구성된 '유럽 연구단체(ERG)'를 이끄는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의원은 별다른 언급 없이 인터뷰 기사 링크를 담은 트윗을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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