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13조 날리고도…유전 매장량 기준 개선 '우물쭈물'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18.07.13 21:34 수정 2018.07.13 22: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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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6월 기준 해외 자원개발로 생긴 손실액이 확정된 것만 13조 원에 이릅니다. SBS 탐사보도 팀은 석유공사가 정해놓은 유전 매장량 평가 기준이 너무 후해서 부실 투자로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석유공사도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있고 어떻게 바꿀지 논의하고 있는데 몇 달째 결론이 없습니다.

장훈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석유공사는 2009년 캐나다 하베스트 상류 부문을 인수할 때 경제성이 반반인 추정 매장량을 100% 인정해서 27억 7천만 달러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지질자원연구원은 인수 직후 타당성 검토를 하면서 추정 매장량을 국제관례대로 50%만 인정해 16억 2천만 달러로 가치를 매겼습니다.

석유공사의 후한 기준 때문에 유전을 1조 원 이상 비싸게 샀다는 겁니다.

[최민희/자원개발 국정조사 특위위원 : 한마디로 얘기하면 상류부문의 자산 가치를 (석유공사가) 과대하게 평가했다는 거예요. 지질자원연구원은 교과서대로 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영국 다나 인수 때도 이 후한 기준이 적용됐습니다.

석유공사는 유전 인수 전에 외부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겨 국제관례를 따르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느슨한 기준을 만든 것으로 S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산업부 해외자원개발 혁신 TF도 석유공사에 매장량 평가 기준을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석유공사는 여전히 소극적입니다.

지난 5월 석유공사가 검토한 '매장량 가치평가 기준 개선' 자료입니다.

추정매장량을 100% 인정한 기준 때문에 고평가할 우려가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매장량 기준을 국제관례대로 바꾸면 고평가 논란은 사라지겠지만, 다나와 하베스트 등 기존에 인수한 자산 손실이나 헐값 매각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냅니다.

혁신 TF의 매장량 기준 변경 권고가 앞으로 자원개발 정책 방향을 소극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고기영/한신대 교수(해외자원개발 혁신 TF 위원) : 자기들 입맛에 맞는 사례들을 모아서 마치 근거가 있는 양 주장하고 있는데…. 자기 변명에 급급하거든요. 과거 실수(와 실패)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는지 심히 의심이 됩니다.]

석유공사는 "매장량 평가에 명문화된 국제 기준은 없다"면서 기준 변경을 논의하고 있지만, 결론은 안 났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조무환, 자료제공 : 홍익표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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