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좋은 음식 먹이려는 건데…계약 따로 납품 따로

김민정 기자 compass@sbs.co.kr

작성 2018.07.13 21:01 수정 2018.07.13 22: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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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에서 초등학교들과 급식 납품 업체들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골라 받기로 계약했는데 왜 다른 것을 보내느냐, 업체들은 그런 식으로 제품을 특정하는 것은 법규 위반이다, 하고 있는 것인데, 먼저 김민정 기자가 취재한 내용부터 보시겠습니다.

<기자>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영양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급식 납품 업자가 실랑이하는 장면입니다.

[영양교사 : 저희가 지정한 김치가 아닌데요? ]

[납품업체 : 특정 상호 지정 못 하게 돼 있습니다.]

[학부모 : 학부모인 저희가 지정했는데도요?]

학교가 급식용 김치를 학부모 심의까지 거쳐 골랐는데 다른 김치가 납품돼서 시비가 벌어진 겁니다.

[초등학교 영양교사 : 계약 전에 분명히 어떤 제품을 원한다라고 올렸었는데 막상 계약을 하고 나니까 (해당) 제품을 납품을 못 하겠다…]

계약할 때 따로, 납품할 때 따로는 이 학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 초등학교는 국내산 원유가 주성분인 우유를 납품받기로 계약했는데, 업체는 원유는 한 방울도 없고 수입 혼합 분유로 만든 우유를 납품했습니다.

또 다른 초등학교는 비타민이 많고 색소가 없어 어린이 기호식품으로 인증받은 주스를 받기로 계약했는데, 업체는 이런 인증을 받지 않은 주스를 보냈습니다.

계약서상 납품하기로 돼 있던 햄과 업체가 가져다준 햄입니다.

색깔이 확연히 다른데요, 학부모 심의를 받은 쪽은 발색제와 보존료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이고, 업체가 가져다 준 쪽은 발색제 등이 포함돼 붉은색을 띠는 제품입니다.

학교 입장에서는 분명히 계약 위반인데, 급식을 중단할 수 없어 다르게 납품된 식자재를 거부하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업체들은 성분이 다소 다를 뿐이지 해로운 식자재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교육청 지침은 어떤 식자재를 납품하라고 지정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서 학교의 주장이 잘못이라고 반박합니다.

[납품업체 직원 : 가격 대비를 했을 때 가성비가 좋다라고 하면 저희는 그 회사 제품을 선택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양측의 갈등이 격해져서 영양 교사가 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업체가 고소하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종갑)

Q. 계약 제품과 납품 제품이 다른 이유는?

[김민정 기자 : 앞서 보셨던 햄인데요, 계약서대로라면 발색제와 보존료 없는 이 아주 옅은 분홍색 햄을 납품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붉은색 햄이 납품됐습니다. 킬로그램당 단가가 600원 정도가 차이가 납니다. 입찰할 때는 일단 낮은 가격을 적어냈다가 막상 단가를 맞추지 못하게 되니까 싼 제품을 납품한 게 아니냐, 아이들한테 조금이라도 좋은 음식을 먹이려는 건데 계약과 다른 제품이 납품되니 황당하고 화난다는 게 학교와 학부모 주장입니다.]

Q. 왜 유독 인천에서만 갈등?

[김민정 기자 : 공동 구매 시스템이 인천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시도에서는 지자체나 교육청 주도로 만든 급식지원센터에서 농산품과 가공품을 일괄 구매해서 학교에 나눠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센터가 경북은 23곳, 충북·충남과 경기에는 13곳씩 있고 서울에도 7곳 있는데 인천에는 한 곳도 없습니다. ]

Q. 인천교육청, 어떤 대책 마련?

[김민정 기자 :인천교육청은 제품이 특정되는 과정에서 비리가 생길 수 있다는 논리로 수수방관해 왔다는 게 영양교사들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취재를 하니까 인천교육청에서도 공동구매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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