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볼턴, 서로 다른 '리비아 모델'…WP "혼란 우려"

권태훈 기자 rhorse@sbs.co.kr

작성 2018.05.18 13: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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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방식으로 거론돼온 '리비아 모델'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인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리비아 모델이 실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의 생각이 과연 같은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1년 미국과 서방이 침공해 리비아를 초토화하고 카다피 정권을 전복했다는 의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볼턴은 2003년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 즉 미국이 상응하는 혜택을 제공하기 전에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기 폐기하는 비핵화 프로세스를 언급한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에서 우리는 그 나라를 초토화했다(decimated). 카다피를 지키는 합의가 없었다. 우리는 가서 그를 학살했다"며 "만약 (비핵화)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그(리비아) 모델이 발생할 것이지만 합의한다면 김정은은 매우 매우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언급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리비아 모델은 독재정권 전복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모델을 당장 비핵화를 협상 중인 북한에 적용하지 않을 것이지 않겠지만, 비핵화 합의 불발 시 얼마든지 '살아있는 모델'이 될 수도 있음도 내비쳤습니다.

이에 대해 볼턴 보좌관은 지난 수주간에 걸쳐 북한이 먼저 핵폐기 절차를 완료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는 '선 핵폐기, 후 보상' 일괄타결 프로세스를 강조해왔습니다.

볼턴 보좌관은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2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폭스뉴스, CBS방송 등 미 언론과 잇따라 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우리는 2003~2004년 리비아 모델에 대해 많이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볼턴 보좌관은 리비아 모델이 북한의 정권교체를 포함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적이 없습니다.

리비아 모델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안전보장'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에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 방법론'으로 인식하고 있는 셈입니다.

외교가에서는 같은 주제를 놓고 대통령과 외교안보참모로부터 서로 다른 '메시지'가 나오는 것은 불필요한 혼선과 논란을 유발해 북미간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일부 핵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조관이 의미하는 비핵화 방식을 둘러싼 혼란을 야기하고 북한에 은근한 협박을 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을 안심시키려는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훼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군축센터의 킹스턴 라이프는 "트럼프의 발언은 북한에 협박으로 해석될 수 있고 북한내 강경파들에게 핵무기 감축을 해서는 안된다는 근거로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정상회담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 아시아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은 "주요한 협상의 목표를 놓고 대통령이 국가안보참모와 공개적으로 이견을 노출한다면 이는 우리 우방과 동맹을 혼란스럽게 하고 북한을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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