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의혹' 말레이 前 총리 관련 아파트서 명품 백·보석 우르르

조민성 기자 mscho@sbs.co.kr

작성 2018.05.18 11:3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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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집 라작 전임 말레이시아 총리의 대규모 비리 의혹을 수사해 온 현지 경찰이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의 한 아파트에서 명품 가방과 보석, 달러화 등을 무더기로 발견했습니다.

18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부터 나집 전 총리의 집과 아파트, 사무실 등 6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말레이 경찰은 쿠알라룸푸르 중심가 고급 아파트에서 대량의 사치품과 현금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말레이 경찰 연방상업범죄조사국(CCID)의 아마르 싱 국장은 "압수물에는 핸드백이 담긴 상자 284개가 포함돼 있다. 압수한 핸드백 중 72개에는 링깃화와 달러화 등 현금과 시계, 보석류가 담겨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핸드백은 에르메스 버킨백과 루이뷔통 등 다양한 브랜드의 명품이었습니다.

아마르 국장은 "너무 많은 물품과 현금이 나와 당장은 정확한 가치를 추산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쿠알라룸푸르 시내 고급주택가 타만 두타에 있는 나집 전 총리의 자택 등 여타 장소에서도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어서 압수품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경찰은 전날 아침 나집 전 총리의 자택에서 발견된 철제 금고를 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나집 전 총리 측은 열쇠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지난 20년간 열어본 적이 없는 금고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마르 국장은 사치품과 현금이 나온 아파트 소유자의 신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나집 전 총리는 아니지만 귀족격인 '탄 스리'(Tan Sri·비왕족 중 두번째로 높은 작위)라면서 "이번 수색은 1MDB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이뤄졌다"고 답했습니다.

1MDB는 나집 전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입니다.

그와 측근들은 1MDB를 통해 최대 60억 달러(약 6조4천억원)의 나랏돈을 국외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나집 전 총리의 부인 로스마 만소르(67) 여사는 남편의 연봉 10만 달러(약 1억원) 외엔 알려진 소득원이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으면서도 다이아몬드와 명품백 수집을 취미로 삼는 등 사치행각을 벌여왔는데, 현지에선 1MDB 횡령자금이 여기에 사용됐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나집 전 총리는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지난 9일 총선에서 압승해 61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신정부는 1MDB 스캔들을 재조사해 나집 전 총리의 책임을 묻기로 했습니다.

나집 전 총리 부부는 지난 12일 인도네시아행 비행기를 타려다가 출국금지 조처됐습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하티르 모하맛(93) 신임 총리에 이어 차기 총리가 될 것이 확실시되는 안와르 이브라힘(71) 전 부총리는 전날 기자들을 만나 나집 전 총리가 투표 당일 밤 큰 충격을 받은 목소리로 두 차례나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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