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난 시중은행 전세대출…1년 만에 42% 증가

권태훈 기자 rhorse@sbs.co.kr

작성 2018.05.16 06:37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 규모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습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4월 말 전세자금대출 총 잔액은 약 52조3천42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동월 대비 42.46%(25조321억원)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1월(42.48%)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총 잔액은 2016년 8월 3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40조원, 올해 3월 5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앞으로도 기세를 이어간다면 연내 60조원 돌파도 어렵지 않을 전망입니다.

은행권은 당국이 연달아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규제가 전세자금대출 잔액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습니다.

서울 등 투기지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집값의 40%에 묶여있지만, 전세자금대출은 전세보증금의 80%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가용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전세로 눈을 돌린다는 것입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기준 서울 지역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7억4천418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절반 수준인 4억2천776만원이었습니다.

LTV 규제(40%)를 고려했을 때 서울에서 중위가격의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려면 대출을 제외한 순수 개인자금이 4억4천만원 이상 필요한 반면에, 전세의 경우 8천만원 정도만 있으면 나머지는 대출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셈입니다.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와 역전세난 소식 속에 조만간 부동산 시장이 꺾일 것이라는 기대도 전세 수요를 늘리고 있습니다.

신혼집을 전세로 알아보고 있는 김모(33)씨는 "짧은 시간에 집값이 너무 올라서 매매를 하면 고점에 사는 것이 아닌지 불안하다"며 "전세로 2년 지내는 동안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페이지 최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