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김시우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출사표 "작년 우승 기억 떠올리며 자신감 충만"

김영성 기자 yskim@sbs.co.kr

작성 2018.05.09 18:51 수정 2018.05.10 13:56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김시우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출사표 "작년 우승 기억 떠올리며 자신감 충만"
[김시우 플로리다 현지 전화 인터뷰]
"2주간 쉬고 나니 컨디션 최고…새 코치 합류로 자신감 셋업"
"코스 돌아보니 작년의 즐거운 기억 또렷…사상 첫 2연패 도전"
"클럽하우스에서 '시우 김치 갈비' 메뉴 보고 뿌듯… 더 잘해야겠다"


김시우가 내일(10일) 밤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7천189야드)에서 개막하는 PGA 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합니다. 총상금 1천 100만 달러(우리 돈 119억 원), 우승상금만 20억 원이 훌쩍 넘는 특급 대회로, 상금랭킹 50위 이내의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립니다. 이렇게 큰 대회에서 김시우는 지난해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역대 최연소(만 21세 10개월 17일)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김시우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주 금요일(4일) 대회장에 도착해 연습라운드를 돌며 코스를 점검했습니다. 지난 2개 대회를 건너뛰고 댈러스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 컨디션은 최고라고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발레로 텍사스 오픈 출전 이후 집에 와서 한 주는 아예 골프채를 놓고 아무 생각 없이 푹 쉬었어요. 쉬고 나니 몸이 다시 근질근질해지더라고요. 다시 채를 잡았는데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 모두 똑바로 가더라고요."

김시우는 지난해 2타 차 4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공동 2위였던 이언 폴터(잉글랜드)와 루이 우스트헤이즌(남아공)을 3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선 원동력은 바로 '쇼트게임'이었습니다. 당시 김시우는 3, 4라운드의 그린적중률이 52%에 불과했지만 그린 주변에서 정교한 어프로치로 공을 홀 주변에 보내 버디나 파를 기록하면서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렸습니다. 36홀 동안 퍼트 수는 49개로 '짠물 퍼팅'을 선보였습니다.

"코스를 돌아보니 1년 전 기억이 마치 엊그제 일처럼 또렷하게 떠오르더라고요. 한 홀, 한 홀 칠 때마다 티샷을 어떻게 쳤는지, 세컨 샷을 몇 번 아이언으로 어느 지점에 보냈는지, 그린에서는 퍼팅을 어떻게 했는지가 다 생각나는 것 같아요. TPC 소그래스는 코스 길이가 길지 않고 짧은 편이라서 장타보다는 정확하게 똑바로 치는 게 중요해요. 작년에 쇼트게임이 잘 돼서 우승까지 했는데 즐거웠던 기억 떠올리면서 이번에도 재미있게, 즐겁게 치려고요."
[취재파일] 김시우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출사표  '작년 우승 기억 떠올리며 자신감 충만'명인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유리알 그린'을 2년 연속 경험했던 김시우는 TPC 소그래스의 그린 스피드가 오거스타보다 더 빠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린의 굴곡과 경사는 오거스타가 더 심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이 코스의 그린이 오거스타보다 더 빠른 것 같아요. 저는 빠른 그린을 좋아하니까 이번 대회도 느낌이 좋아요."

김시우는 지난해 이 대회 최고의 샷으로 화제가 됐던 장면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당시 김시우는 3라운드 14번 홀(파4),카트 도로 옆 러프에서 깃대까지 268야드를 남기고 두 번째 샷을 드라이버로 날렸는데 공이 낮은 탄도로 날아가 굴러서 그린에 올라갔고 여기서 파를 세이브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다시 그런 상황이 와도 저는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낮은 탄도로 멀리 보내야 했고 드라이버 샷감이 좋았으니까 자신 있게 공격적으로 친 거죠."

패트릭 리드의 코치였던 조시 그레고리에게 쇼트 게임 기술을 배워온 김시우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풀 스윙 코치인 앤드류 겟슨을 새로 영입해 어드레스 자세에 약간의 변화를 줬습니다.

"제가 어드레스할 때 종전에는 무게 중심을 왼발에 60%, 오른발에 40% 뒀는데, 겟슨 코치의 도움으로 이제는 오른발에 60% 무게를 실어주니까 탄도가 높아지고 공이 더 똑바로 멀리 나가는 것 같아요."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두 출동하는 '별들의 전쟁'입니다.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경쟁을 하다 보니 2년 연속 우승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1974년 이 대회 창설 이후 지금까지 타이틀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세 차례 우승한 잭 니클라우스와 두 차례 우승한 타이거 우즈도 연속 우승은 하지 못했습니다. 이 대회 우승자가 그 다음해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공동 5위고, 컷 탈락한 경우는 9번이나 됩니다.

김시우는 디펜딩 챔피언의 부진 징크스를 깨고 싶다며 당찬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역대 우승자들이 대부분 바로 다음 해 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다는데 저는 그걸 좀 바꾸고 싶어요. 일단 컷 통과부터 하고 나서 3라운드에 톱10, 그 다음 최종라운드에 우승까지 도전하고 싶어요. 이미 작년에 다 이겨봤던 선수들이라 정신적으로 크게 위축되는 것도 없고, 작년에 하던 대로만 하면 좋은 결과 나올 것 같아요."
[취재파일] 김시우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출사표  '작년 우승 기억 떠올리며 자신감 충만김시우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2연패를 달성할 경우, 잭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도 해내지 못한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쓰게 됩니다. 만 23세도 안 돼 PGA 투어 통산 2승을 기록 중인 시우는 올 시즌 마야코바 OHL 클래식3위, RBC 헤리티지 대회 준우승 등 4차례 톱10에 들며 꾸준한 경쟁력과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그가 보유한 PGA 투어 역대 최연소 퀄리파잉스쿨 합격 기록과 한국인 최연소 PGA 투어 우승(2016년 윈덤 챔피언십), 그리고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 기록은 이미 PGA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TPC 소그래스에 마련된 '챔피언 전용 락커룸'을 사용하는 김시우는 대회 전통에 따라 전년도 챔피언이 선정한 특별 메뉴'시우의 김치 갈비'가 대회 관람객들에게 판매된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먹어보진 않았는데 클럽하우스에서 제 이름을 딴 한식 메뉴를 보니 한국인으로서 자긍심과 함께 더 잘해야겠다는의무감이 들었어요."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김시우는 한국시간으로 10일 밤 9시 16분(현지시간 오전 8시 16분)10번 홀에서호주의 애덤 스콧, 독일의 마르틴 카이머와 같은 조로 1라운드 경기를 시작합니다. 둘 다 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선수들이고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선수들입니다. 스콧은 2004년, 카이머는 2014년 우승자입니다.

"애덤 스콧과 마르틴 카이머는 제가 예전에도 몇 차례 같은 조에서 쳐봤기 때문에 편안해요. 특히 애덤 스콧은 제가 아주 좋아하고 평소 스윙을 많이 따라 하는 선수거든요. 이번에 1, 2라운드 같은 조로 치면서 많이 보고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취재파일] 김시우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출사표  '작년 우승 기억 떠올리며 자신감 충만김시우의 바로 뒷 조에서는 로리 매킬로이와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가 동반 플레이를 펼칩니다. 타이거 우즈는 필 미컬슨, 리키 파울러와 함께 현지 시간 오후 조에 편성돼최고 흥행 카드로 관심을 모읍니다. 이번 대회에는 디펜딩 챔피언 김시우 외에도 안병훈과 김민휘, 강성훈 등 한국 선수 4명이 출전합니다. 재미교포 케빈 나와 제임스 한, 마이클 김, 존 허, 그리고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까지 모두 9명의 한국계 선수들이 특급 대회에서 샷 대결을 펼칩니다.

이번 주말도 골프 팬들은 새벽잠 좀 설치실 것 같습니다.
[취재파일] 김시우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출사표  '작년 우승 기억 떠올리며 자신감 충만(사진제공=PGA 투어) 
페이지 최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