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차기 해상초계기 보잉 vs 사브…승자의 조건은?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8.05.09 10: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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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부의 첫 외국 무기 도입이 될 해군 차기 해상초계기 사업의 구체적인 윤곽이 이달 중에 확정됩니다. 미국 보잉의 P-8A 포세이돈 단독 계약이냐, 스웨덴 사브의 소드피시(sword fish) 등을 참가시킨 경쟁입찰이냐를 이달 중순 방사청 사업분과위와 이달 말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합니다.

며칠 전 ▶ [취재파일] 사브의 파격 또 파격…해상 초계기 사업, 새 국면 진입이라는 기사를 통해 사브가 제안한 획기적인 절충교역 계획을 소개했는데 사브의 절충교역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를 묻는 질의가 많았습니다. 절충교역은 고가의 무기를 도입할 때 기술 이전 같은 반대급부를 제공받는 무기거래 관행입니다. 사브는 절충교역으로 한국형 전투기 KF-X에 쓰일 능동 위상 배열 즉 에이사(AESA) 레이더 기술 이전과 해상초계기뿐 아니라 공중경보기 기술 이전까지 약속했습니다.

관심은 해상초계기와 공중경보기 기술 이전입니다. 하여 이번 취재파일 기사를 통해서는 사브의 기술 이전 가능 여부와 함께 보잉과 사브의 해상초계기가 어떤 특장점이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 "사브 항공기 기술 이전은 윈윈 게임"
사브의 공중경보기 글로벌아이와 해상초계기 소드피시사브 측은 해상초계기와 공중경보기의 기술 이전이 가능할 뿐 아니라 호혜(互惠)적 사업이 될 것이라고 공언합니다. 사브의 해상초계기 소드피시와 공중경보기 글로벌아이(global eye)는 캐나다 봄바르디아사의 비즈니스 제트기 글로벌6000이 플랫폼입니다. 글로벌6000 제트기를 고스란히 갖다 놓고 해상초계기와 공중경보기에 맞는 감시정찰장비들을 장착해서 소드피시와 글로벌아이를 만들어냅니다.

해상초계기, 공중경보기 기술 이전이란 것이 결국 글로벌6000 기체의 적재적소에 감시정찰장비를 장착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사브 관계자는 “한국의 항공 기술력이면 어렵지 않게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사브는 감시정찰장비를 한국에 팔고, 한국은 초계기와 경보기 완제품을 수출해 양국이 각각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간단한 일 같습니다. 하지만 무장, 탐지 등 각 부분 체계들을 통합하는 기술이 참 어렵습니다. 체계간 통합 기술이 착실히 이전되느냐가 관건입니다. 감시정찰장비는 중장기 과제로 국산화가 가능합니다.

이런 방식의 기술 이전은 한국 항공계에서 이미 실현된 바 있습니다. 현재 한국 정보당국이 운용하는 정찰기는 프랑스 다소사의 항공기 팔콘2000을 대한항공이 들여와 정찰기로 개조, 생산한 것입니다. 사브 관계자는 “UAE와 글로벌아이 4대 공급 계약을 맺어 1대를 제공했다”며 “글로벌아이의 UAE 공급 물량 제작부터 한국 기술진의 합류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소드피시 제작 기술은 사브가 차기 해상초계기 사업자로 선정되면 본격적으로 이전될 전망입니다. 무장은 한국산 어뢰가 유력합니다.

반면 보잉은 기술 이전 면에서 좀 불리합니다. 보잉 포세이돈은 미국 정부의 FMS(해외무기판매) 방식으로 한국에 공급될 계획인데 FMS는 원칙적으로 기술 이전과 가격 인하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잉은 기술 이전까지는 아니더라도 포세이돈의 정비, 승무원 교육 등을 대한항공에 맡기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소노부이의 능력…포세이돈 VS 소드피시 경쟁의 핵심 지점
보잉의 P-8A 포세이돈차기 해상초계기 사업은 사실, 차기 대잠 초계기를 도입하겠다는 겁니다. 적 잠수함 탐지 능력 제고가 사업의 목적입니다. 따라서 잠수함 탐지장치인 소노부이(sonobuoy)가 중요합니다. 얼마나 많은 소노부이가 얼마나 오랫동안 작동하는지가 핵심 체크 포인트입니다.

포세이돈은 소노부이 129개를 탑재합니다. 각 소노부이의 작동시간은 6~8시간입니다. 보잉 관계자는 “소노부이 작동 시간은 미 해군이 자세한 정보를 갖고 있어서 정확하게 공개할 수 없지만 최대 8시간까지 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소드피시는 소노부이 300개 탑재에 각 소노부이의 작동 시간은 10시간입니다. 사브 관계자는 “10시간은 업체가 보증하는 최소 시간이고 실제로는 좀더 늘어난다”며 “소노부이의 탐지거리도 보잉 것보다 길다”고 말했습니다.

소노부이가 획득한 정보를 어뢰 등 무장체계로 전달해 공격하는 탐지-무장 통합 능력도 중요합니다. 보잉 측은 “탐지와 공격이 자동으로 연결돼 있어서 탐지 즉시 공격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사브 측은 “소드피시의 탐지-무장 통합 기술은 포세이돈을 능가하는 최신예 체계”라고 자신했습니다.

보잉에 따르면 포세이돈의 공식적인 항속거리는 7,600km(4,100해리)에, 최대 비행시간은 10시간입니다. 사브에 따르면 소드피시의 항속거리는 9,600km에, 최대 비행시간은 12시간입니다. 보잉 측은 “소드피시의 성능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고 사브 측은 “군이 검증하면 될 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해군 차기 해상초계기 사업은 1조 9천400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무기 구매 사업입니다. 방사청이 보잉 단독계약이 아니라 복수 업체의 경쟁입찰 방식을 선택하면 전통의 초계기 포세이돈과 사브 등 신예 기종들이 경쟁을 펼치게 됩니다. 보잉과 사브 뿐 아니라 물밑에서는 유럽, 이스라엘, 캐나다의 다크호스들도 경쟁입찰을 기다리며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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