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Y, #미투 그 후…'피해자의 후회'

SBS뉴스

작성 2018.03.15 10:17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궁금한 이야기Y, #미투 그 후…피해자의 후회
‘궁금한 이야기 Y’에서 한 여성의 용기 있는 고백과 그 후를 다룬다.

16일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MeToo 그 후-그녀는 왜 2년 전 고백을 후회하는가?’ 편을 방송한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 측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자신들을 어렵게 찾아온 한 20대 여성을 만났다. 최다빈(가명) 씨는 인터뷰를 통해 “이 앞에 서기까지… 되게 많은 고민과 생각을 거듭했었습니다. 누구 앞에서 내 얘기를 한다는 게… 많이 무서웠다”고 밝혔다.

최다빈 씨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2016년 6월 16일 밤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녀는 평범한 대학원생으로 지도교수인 문모 교수로부터 회식 자리에 참석하라는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았다.

그날따라 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최다빈 씨는 진통제와 숙취 해소제를 먹어가면서 그 자리에 참석해야만 했다고 한다. 지도교수에게 잘못 보였다가는 정상적으로 졸업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라 그의 부름을 거역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그날 그곳에서 얻은 것은 졸업도, 희망찬 미래도 아니었다.

최다빈 씨는 “다음 기억은 너무 아파서 깼어요. 하지 말라고 거부도 했고 아프다고 얘기도 했는데 강제로 그랬어요”라고 말했다.

회식 자리에서 교수가 따라준 술을 받아 마시던 최다빈 씨는 결국 만취했고 어느 순간 기억이 끊어져 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간신히 눈을 떴을 땐 문 교수의 연구실이었고 둘만 있었던 그곳에서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다.

연구실을 빠져나온 최다빈 씨는 곧바로 경찰서로 달려가 지도교수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했다고 한다. 처음에 성관계 자체를 부인했다는 문 교수는 다빈 씨의 속옷에서 DNA가 검출되자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문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이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석연치 않은 상황들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불구속으로 진행되던 수사가 갑자기 기소중지 처리가 된 것이다. 그렇게 수사가 지연되는 동안 문 교수는 끊임없이 최다빈 씨와 그녀의 가족에게 연락하거나 찾아와 합의를 시도했고 최다빈 씨는 더욱 고통이 가중됐다고 했다.

결국, 사건이 발생한 지 10개월 만에 문 교수는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됐고, 그녀가 용기를 낸 지 1년 6개월이 흐른 지난해 11월, 그는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제야 다빈 씨는 처음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고 한다.

#MeToo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사회 각계에서 성폭력에 대한 고발이 활발해지고 있던 지난 2월, 다빈 씨를 다시 만났다. 그런데 9개월 만에 만난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이야기를 꺼냈다.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던 문 교수가 법정구속이 되지 않고 여전히 자유의 몸이라는 믿기 어려운 얘기였다. 

최다빈 씨는 2년 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다고 했다. “내가 당한 범죄에 대해 당당하게 나서 고백했지만 지금 남은 건 여전히 계속되는 고통뿐이다. 분명 징역 4년을 선고받았음에도 피의자를 구속 수감하지 않은 이유를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2년 전 그 사건으로 인해 그녀는 꿈을 잃었다고 한다. 노벨상을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던 시간이 지금은 지워버리고 싶은 고통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 측은 “실형을 선고받은 성폭력 피의자가 구속되지 않은 이유를 추적해보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살펴본다”고 전했다.

‘궁금한 이야기 Y’는 매주 금요일 방송된다.

사진=SBS

(SBS funE 손재은 기자)
페이지 최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