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MB 청와대 '제2롯데월드 문건'②] 靑 "불만여론 선제적 대응"…정부기관 총동원

전병남 기자 nam@sbs.co.kr

작성 2018.03.05 10:30 수정 2018.03.05 13: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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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입수한 '제2 롯데월드 건설추진 관련 여론관리방안' 청와대 문건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는 제2 롯데월드 건설을 주도·개입하면서 정부 기관까지 총동원했습니다.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통로마다 담당 부처를 지정해 놓고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기업인 롯데의 숙원 사업을 해결해 주는 데 정부 기관까지 끌어다 쓴 겁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와 유사한 구조의 정경유착이란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 "불만 여론 막아라"…문건에 '반대세력' 적시

청와대는 문건을 통해 제2 롯데월드 건설 추진에 반대하는 그룹을 3가지로 분류했습니다. ① 좌파언론·정치권 ② 군 원로·예비역 단체 ③성남지역 입니다. 이들에 대해선 정부부처가 마크맨처럼 따라붙습니다.

우선, 좌파언론과 정치권에 대해선 청와대와 총리실, 국토부에 전담을 지시합니다. 반발을 무마시킬 논리도 만들어줍니다. "제2 롯데월드는 특혜가 아니고, 국내법상 하자가 없다" "FAA(미 연방항공청),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규정상 사유재산권 침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쥐어줍니다.

군 원로·예비역 단체는 국방부와 공군이 담당하도록 했습니다. 군은 수도권 영공 방어를 이유로 제2 롯데월드 건설을 10여 년간 반대해 왔습니다. 안보를 핵심 가치로 내걸었던 보수정권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집단일 수밖에 없었겠죠. 당시 청와대는 군 원로들의 '애국심'을 교묘하게 역이용하는 전략을 폅니다.

청와대는 국방부와 공군에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인 점을 강조하라"고 지시합니다.

또 "이미 결정된 사안을 두고 논란이 부각될 경우 재야 세력만 도와주는 결과가 된다. 지금은 경제 안보가 중요하며, 내년 경제회복 및 활성화에 전력 투구할 시기"란 설득 논리를 개발합니다. 거창해보이지만, 쉽게 말해 "제2 롯데월드를 반대하는 건 야당과 좌파세력만 도와주는 일"이란 프레임에 가둬버리는 말입니다.

경제안보란 단어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안보정책론(Theory of Security Policy)에 따르면 경제안보란 '경제적 위협의 결과가 정치, 군사적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로 전략물자 수출이나 지적 재산권 문제를 다룰 때 쓰는 개념입니다. 청와대가 안보란 가치를 놓치고 싶지 않아 욕심을 낸 결과로 보이는데, 상황과는 영 맞지 않는 단어를 쓴 꼴이 됐습니다. 롯데가 서울공항 공군부대의 복지를 지원하면, 군의 사기가 진작될 거라는 궁색한 주장까지도 서슴지 않습니다.

성남지역 시민들은 청와대 정무·민정 라인과 행안부·국방부에 전담시킵니다. 특히 성남지역 국회의원 4명 전원이 당시 여당이란 점을 부각합니다. 현역 의원을 활용해 민원 확산을 자제시키라는 지시가 내려 갔습니다. 또 고도제한 일부 완화를 검토한다는 식의 당근도 함께 제시합니다.

청와대가 정부부처를 총동원해 민심을 막으려는 발상 자체가 문건 곳곳에서 확인됩니다. 롯데에 대한 노골적 특혜를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 [제2롯데월드②] "불만 여론 막아라" 정부 기관 총동원

● 靑 "강공드라이브 '적기'…대운하 저항감도 해소"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당시 문건, 대운하, 제 2롯데월드청와대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당시 환경을 특혜 추진의 적기로 판단했습니다. 2008년 하반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세계적 경제위기가 발생했던 때입니다.

문건은 "보수 언론 등을 통해 경제 악화를 타개할 돌파구로, 대형 건설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설명하라"고 지시합니다. "강공 드라이브를 펼 적기" "당분간 경제문제가 정치에 우선한다"는 표현도 등장합니다. 경제 위기를 활용해 특혜 시비를 덮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겁니다.

외국의 유력 전문가와 전문기관을 초청해 포럼과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우리 국민들을 납득시키라는 아이디어도 내놓습니다. "좌파세력의 거부감이 적고 이념도 편향되지 않은 과거 정부 인사들로 협의체를 구성해 갈등관리 운동을 벌이자"는 치밀한 제안도 등장합니다.

다소 결은 다르지만, 곱씹어볼 기록이 하나 있습니다. 대운하, 즉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언급입니다. 청와대는 문건에서 "최근의 경제문제로 인해 '대운하 건설'에 대한 국민적 저항감도 상당부분 해소된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당시는 대운하에 대한 반대 여론으로 공약 추진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제2 롯데월드란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대운하 사업의 지렛대로 삼으려고 했던 건 아닌지, 의심을 거두기 어렵게 됐습니다. 천문학적 특혜를 롯데에 베푼 데 대한 대가를 챙겼는지 여부와 별개로 말입니다.

▶ [취재파일][MB 청와대 '제2롯데월드 문건'①] 드러난 靑 시나리오…노골적 주도·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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