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대통령 "코소보 전범 심판 위한 국제 특별재판소 불공정"

타치 대통령, 오는 17일 분리 독립 10주년 앞두고 AP 통신 인터뷰

SBS뉴스

작성 2018.02.15 05:2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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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대통령이 코소보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주민들에게 전쟁 범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는 코소보인들을 심판하기 위해 창설된 국제 특별재판소가 공정하지 못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심 타치 대통령은 코소보 분리 독립 10주년을 사흘 앞둔 14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치된 코소보 특별재판소를 2차 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박해받은 유대인들을 심판하는 법정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코소보는 나라로서의 생존을 위해 방어적인 전쟁을 치렀고, 그 누구도 공격하지 않았다. 우리는 숨길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주장하며, 코소보 전범을 단죄하기 위한 재판소의 설립은 역사적인 맥락에서 불공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르비아의 일부이던 코소보는 1998년 알바니아계 반군이 독립을 요구하면서 세르비아에 저항한 것을 발단으로 알바니아계 주민 1만여 명을 포함해 1만3천여 명의 희생자를 낸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세르비아가 주로 알바니아 분리 독립 활동가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한 이 내전은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가 1999년 5월 78일에 걸쳐 세르비아를 폭격하며 가까스로 막이 내렸다.

코소보 의회는 이후 2008년 2월17일 일방적인 독립을 선포, 세르비아에서 갈라져 나왔다.

코소보 내전 희생자 대다수는 알바니아계 주민들이었으나, 내전 당시 세르비아에 맞서 저항을 이끌던 코소보인민해방군(KLA)의 조직원 일부도 세르비아계 주민들을 상대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 역시 제기돼 왔다.

이에 코소보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압력에 따라 2015년 헤이그에 코소보 전범들에 대한 사법권을 가진 국제재판소를 헤이그에 창설하는 데 합의했다.

이 재판소는 그러나 아직까지 본격적인 심리를 개시하지 않았다.

코소보 전범 재판소가 활동을 시작할 경우 내전 당시 KLA의 지도부로 활동하던 타치 대통령과 라무시 하라디나이 코소보 총리 역시 법정에 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코소보 주재 미국 대사 그렉 델라위는 "코소보 특별재판소는 KLA의 투쟁이 옳고, 그름을 단죄하는 법정이 아니라 한 개인이 다른 개별적 인간을 겨냥해 저지른 범죄를 심판하기 위한 곳이다. 희생자들에게 정의를 제공하기 위한 의도로 창설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치 대통령은 그러나 "세르비아 군대와 경찰, 무장단체가 저지른 전쟁 범죄도 아직 조사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며 코소보 특별재판소 설립의 불공정성을 거듭 주장했다.

한편, 코소보는 현재 미국을 비롯한 115개국에서 독립 국가로 공인받고 있으나, 세르비아와 러시아, 스페인 등은 코소보를 여전히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코소보 독립을 인정할 경우 카탈루냐 등 자국의 분리독립 세력에 빌미를 줄 것을 우려하며, 세르비아 등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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