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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사④] 중국·호주 '큰돈'이 산골에…노림수는?

<앵커>

저희 취재 과정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이 있었습니다. 이 산골 마을 발전소들을 중국이나 호주 같은 외국 자본들이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겁니다.

이들의 목적이 뭘지, 이어서 유수환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산을 끼고 있는 강원도 평창의 드넓은 감자밭, 이곳은 지난해 한 신생 법인이 사들였습니다.

[서명숙/도사마을 주민 : 태양광에서 이 앞까지 들어온대요. 이 땅에 들어온대요.]

주소를 찾아가 봤더니 서울의 한 공유 사무실로 땅 매입을 위해 세워진 특수목적 법인, SPC였습니다.

이 법인을 소유한 회사는 이미 태양광 발전소 30여 곳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주식회사 해○○ 대표 : 사실 그냥 수익 사업이에요. 자금을 투입해서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고, 기업한테 전기세 받는 게 목표고..]

그런데 확인 결과 이 회사의 지분 97%를 호주의 금융그룹 맥쿼리가 지난해 866억 원을 주고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식회사 해○○ 대표 : 저는 바지사장은 아니고 경영 CEO라고 보면 돼요. (지분을 넘긴 거예요?) 거의 넘겼죠. 자산운용 펀드예요.]

호주의 이 투자회사는 또 다른 국내 태양광 회사 두 곳도 1천368억 원에 사들이는 등, 국내 태양광 발전소 구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홍종호/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신재생 에너지는) 무조건 해야 되는 거거든요. RE100 때문에라도…. 해외 투자자는 자본 여력이 있으니까 지금 사두면 앞으로 (기업에) 비싸게 공급하겠다. 돈을 벌겠다, 이런 전략을 가지고 (국내에 들어올 수 있죠.)]

봉황마을 20만 제곱미터 부지의 태양광 사업에 참여한 7개 법인.

그런데 각 법인에 중국인 이름이 대거 등장합니다.

[봉황마을 태양광 사업자 : 5백억 원씩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찾다 보니까 중국 쪽 자본이 연결돼서, '그럼 이자 내놔', '줄게', '대신 조건이 나도 (발전소) 하나만 줘' 그 조건으로….]

국내 사업자가 중국 자본을 빌려 부지를 사들이고 태양광 사업에 나선 겁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도 한국 법인을 통해 국내 태양광 발전소 300여 곳을 확보했는데, 최근 최고가를 제시하며 추가 매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외국자본이 국내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면 장기적으로 전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함일한/에이치에너지 대표 : 우리나라 자본이 투자하면 그렇게 임의로 가격을 올릴 수 없거든요. 밖에서 소유하고 있으면 그런 거 상관없이 돌아가니까.]

하지만, 정확한 실태는 아직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 특별하게 외국인이다, 한국이다, 이런 거를 보지는 않고요. 특별히 그거에 대해서 따로 관리하거나 그러지 않아요.]

전문가들은 송전선로 부족 문제가 해소될 2027년까지, 외국 자본들의 경쟁적인 태양광 사들이기가 계속될 거라며 정확한 실태 파악과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방명환,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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