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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74년 만에 바친 카네이션…유해 수습 서둘러야

경산 코발트광산 민간인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탑입니다.

탑 주변에 자리한 100여 그루 배롱나무, 떠나간 이에 대한 그리움을 뜻하는 나무들로, 한그루 한그루마다 희생자와 유족의 이름을 새긴 팻말이 걸렸습니다.

생전에 달아 드리지 못했던 붉은 카네이션, 74년을 지나 어버이의 가슴 대신 나무에 달아 드립니다.

[김분옥/희생자 유족 : (아버지) 생각 잘 안 나요. 3살, 4살일 때여서. (카네이 션 달아서) 좋아요. 이 꽃이라도 위로로 삼고 싶어요.]

보고 싶은 아버지, 어버이날 손 편지를 써서 나무에 함께 거는 유족의 눈엔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정시종/희생자 유족 : 떠나신 지가 74년인데 처음 꽃을 바치는 거죠. 아버지 너무 그립다, 아버지는 나를 생각하고 있으신지….]

1950년 6월에서 9월 사이 경산 코발트광산에서는 국민보도연맹원과 대구형무소 재소자 등 3천5백여 명이 군경에 의해 집단 희생됐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광산에서 유해 420여 구를 발굴했고, 지난해에는 14년 만에 포대에 담긴 유해 발굴이 재개돼 1천400여 점을 수습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발굴 조사가 추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대부분 고령인 유족들은 유해 수습과 위령 사업에 속도를 더하는 것이 마지막 소망이라고 말합니다.

[나정태/경산 코발트광산 희생자 유족회장 : 1년에 최하 열 분이 자꾸 돌아가시는데 한 분이라도 살아 있을 때 그 위령 사업이라든지 유해 발굴, DNA 검사 (를 해야 합니다.) 모든 걸 하고 돌아가시는 거 하고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돌아가시는 거 하고는 (다릅니다.)]

학살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한 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유족 기대에 못 미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74년 만에 바친 카네이션이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된 어버이날이었습니다.

(취재 : 안상혁 TBC, 영상취재 : 김도윤 TBC,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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