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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남는 유해물질', 이렇게 하면 피할 수 있다 - 10가지 방법 [스프]

[지구력]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된 엄마와 아이들, 체내 축적 낮추려면?

국내 산모 모유 과불화 검출국내 신생아 산모의 모유를 수거해 검사했더니, 단 1명도 빼놓지 않고 전원한테서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유해 화학물질인 과불화 화합물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8시 뉴스를(2024.5.6) 통해 전해드렸습니다.

과불화 화합물이란 불소와 탄소가 결합한 인공 복합 물질인데 방수, 방오염 등의 유익한 특성 덕분에 다양한 소비재 제조에 쓰입니다. 반면 생식 및 면역 독성과 내분비 교란, 대사 증후군 등 문제로 인체 유해성이 끊임없이 지적돼 왔습니다. 특히 화학적으로 강한 공유 결합 탓에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는 게 강점이자 문제점입니다. 쉽게 사라지지 않은 채 순환하며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산모의 모유에 이 같은 유해물질이 녹아있다면 엄마의 건강뿐 아니라 그 모유를 먹게 된 영유아에겐 더 큰 해를 미칠 수 있겠죠. 영유아는 환경유해인자 노출로 인한 건강피해가 성인에 비해 훨씬 클 수밖에 없습니다. 몸무게가 적기 때문에 단위 체중당 섭취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데다 호흡기, 생식기, 중추신경계, 면역계 등이 발달하지 않아 잠재 위험이 더 높은 취약 집단 중 하나입니다.

엄마와 영유아를 위협하는 화학물질은 이밖에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게 프탈레이트란 겁니다. 플라스틱을 잘 휘어지도록 만드는 가소제 역할로 많이 쓰입니다. 장난감 제조공정에서 많이 쓰이는데, 국내산보다 중국산이 큰 문제입니다. 알리, 테무와 같은 중국 사이트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제품의 경우 국내 유해물질 관리의 공백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밖에도 대형마트 영수증에 많이 쓰였던 비스페놀A, 화장품 등에 보존제로 많이 쓰이는 파라벤 등도 대표적인 일상 속 유해 화학 물질인데요. 이들을 통칭해 내분비계 장애물질이라고 합니다.(Endocrine Disrupters, 약칭 EDs) 생물체에 흡수되면 성장, 생식 등에 관여하는 내분비 호르몬의 정상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인데요. 정자 수 감소, 암수 변환, 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안전 확보하는 10가지 생활 수칙

이 같은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엄마와 아이가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경희대 간호과학대 김주희 교수 연구팀은 10가지 생활 수칙을 제안합니다. (학술적으로는 '행동 중재, behavioral intervention'로 표현하지만 생활 수칙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입니다.
1) 가능한 친환경 식품 먹기
2) 생선 섭취 줄이기
3) 기름기 많은 부분 제거하고 먹기
4) 유제품 줄이기
5) 새 가구나 새 차 피하기
6) 메이크업 제품 덜 사용하기
7) 식품용기는 유리나 스테인리스 제품 쓰기
8) 방향제나 색깔이 강한 제품 피하기
9) 자주 손 씻기
10) 땀 흘리는 활동하기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생선 섭취' 문제는 과불화 화합물 관련 8시 뉴스에서도 지적했듯이 이 물질들이 결국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어 수산물에 쌓이기 때문입니다. '기름기 많은 부분 제거'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의 지방에 잘 녹는 지용성 특성 탓입니다. 구조상 지방에 용해되기 쉬워서 지방 세포에 축적된다는 겁니다. '유제품 섭취 줄이기'도 같은 맥락입니다. 전지유나 버터와 같은 고지방 유제품일수록 지방 성분이 많아서 축적 가능성이 높습니다.

'새 가구나 새 차'의 경우 페인트, 접착제, 실란트, 플라스틱 등 다양한 내장재가 쓰이는데 이런 재료에 다량의 화학물질이 들어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물질이 증발해 실내 공기로 방출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현상을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방출이라고 합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방출량이 줄어드는 특성이 있습니다.

'메이크업 제품'에는 화장품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여러 화학물질이 사용됩니다. 방부제 용도로 파라벤이 널리 쓰이고 있고요. 프탈레이트는 향료의 고정제로서 쓰입니다. 자외선 차단을 위해서 옥시벤존이란 화학물질이 UV필터 용도로 쓰이기도 합니다.
과불화 화합물 검출

10가지 생활 수칙, 효과는 얼마나?

김 교수 팀이 만든 10가지 수칙들은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환경청과 식약처, 유럽 식품안전처 등의 자료와 선행 연구를 취합해 핵심 수칙을 10가지로 뽑은 겁니다. 김 교수팀은 실제로 이 수칙을 임산부들에게 적용해 효과성 여부를 검증하는 실험을 한 뒤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김주희 et al., 2021)

해당 실험은 영유아를(영유아 평균 22개월) 자녀로 둔 어머니 51명 가운데 26명을 실험군으로, 나머지 25명이 대조군으로 설정했습니다. 실험 전 대상자들의 소변을 수거해 측정했더니 소변에서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파라벤 물질이 51명 대상자 샘플 중 80~100%에서 검출됐습니다. 구체적인 기하평균값으로 따지면 MEHP라는 프탈레이트의 한 종류는 2.71μg/g, 비스페놀A는 0.84μg/g, 에틸파라벤(EP)은 50.27μg/g이 나왔습니다. 참고로 이 농도치는 2017년에 실시된 제3차 국가환경보건조사 때보다는 낮은 수준입니다.

이 가운데 연구진은 26명의 실험군에 대해서 위 10가지 생활 수칙을 준수하도록 권장했습니다. 행동 관여를 좀 더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교육 비디오, 집안의 내분비 장애물질을 찾는 게임, Q&A를 포함한 웹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험군 엄마들에게 제공했습니다. 한 달 동안 매주 SMS 및 전화를 통해 참가자의 수칙 준수를 촉진 격려했습니다.

한 달 간의 생활수칙 교육기간이 끝난 뒤(T3) 소변 내 해당 물질 농도를 다시 분석했더니, 실험군 26명의 소변 내 내분비계 장애물질의 농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교육을 받은 실험군에서는 프탈레이트(MEHP)가 교육 돌입 전(T1)에서 2.65 μg/g이었던 게 T3에서는 2.20μg/g으로 17% 줄었습니다. 비스페놀A는 교육 전 0.87μg/g에서 교육 후 0.40μg/g으로 54% 감소했습니다. 파라벤은(EP) 51.38μg/g에서 33.0μg/g으로 36% 줄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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