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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 노리는 이란?…중동 '핵 도미노' 가능성 살펴보니 [스프]

[딥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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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로부터 본토 공격을 받기 하루 전,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 당국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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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마드 하그탈라브ㅣ이란 혁명수비대 핵 안보 담당 사령관 (지난 18일) 
우리는 핵 원칙과 정책 그리고 이전에 발표했던 고려사항을 모두 재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로부터 보복 공격을 받는다면 이란이 핵무장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건데, 그로부터 나흘 뒤인 22일 정작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자, 이란 외무부의 다른 당국자는 180도 달라진 기류를 반영하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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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핵무기는 우리의 핵 원칙에 자리 잡을 수 없다"며 "우리는 국제기구(IAEA)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틀 안에서 평화로운 핵 프로그램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란이 핵무장이 아닌 평화로운 핵 사용을 위한 활동만 하겠다며, 기존 혁명수비대 당국자의 발언과 사실상 배치되는 발언을 한 것입니다. 이처럼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양측 간 확전을 자제하려는 기류가 감지되는데, 일각에서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란 내부에서는 온건파보다는 혁명수비대의 강경한 목소리에 점차 더 힘이 실리고 있고, 최근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억지력에 한계를 드러낸 만큼 핵무장에 본격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만약 이란이 핵무장에 나선다면 중동은 물론 국제 정세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텐데, 과연 이란이 핵무장을 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이란, 핵무장 잠재력은 있지만..."

일단 '핵무장'의 정의는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핵폭탄(핵탄두)과 투발(投發) 수단을 확보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란의 경우 핵무장을 할 잠재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우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두 가지 물질, 즉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중에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의 양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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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올해 2월 기준으로 이란이 5,500kg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일부는 60% 수준의 농축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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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5,500kg이라는 양은 지난 2015년 미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함께 서명한 이란 핵합의 (JCPOA)에서 최대치로 규정하고 있는 양(202.8㎏)의 27배가 넘는 양입니다.

물론 각국의 기술력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만 대체로 1개의 핵무기를 만들 때 약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 25kg 정도가 필요한데, 이란이 결심만 하면 수개월 내에 2개 분량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걸로 평가됩니다.
 
이춘근ㅣ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고농축 우라늄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기폭 장치가 간단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핵무기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이란의 경우 고농축 우라늄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핵무기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핵실험을 안 했다고 할지라도 핵 능력이 없다 뭐 이렇게 얘기하는 좀 어렵죠. 이란은 아마 공개는 안 할 거예요.

다만, 탑재 수단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된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양욱ㅣ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란은) 탄도미사일까지도 있고 탑재 수단에 투발 플랫폼까지 다 갖추고 있지만 결국 탄두 자체를 현대적인 핵무기답게 만들 수 있냐 없냐가 관건이고... 당장 탄두를 개발하기 위한 고폭 렌즈 실험 같은 것들이 이란에서 아직 확인이 많이 안 되고 있거든요. 여태까지 핵무장한 국가들을 보고 있으면, 5차례 이상의 핵실험은 대부분 실시를 한 그런 국가들입니다. 이스라엘 같은 경우는 좀 예외이긴 하지만. 지금 현 상태에서 이란이 누구에게 핵탄두를 제공받지 않는 이상은 곧바로 무장이 가능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스라엘, 그리고 미국 등 서방 중심의 국제사회가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을 극히 경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란이 핵무장을 하면 지난 40년간 받아온 각종 제재 이상의 강력한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과연 핵무장을 나서겠느냐는 회의적인 분석들도 많습니다.
 
마영삼ㅣ전 이스라엘대사 
이란이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될 문제가 경제 문제입니다. 핵개발 때문에 맞이했던 이 경제 제재가 지속되고 있는데, 지금 물가가 30% 이상 올랐습니다. 작년에 히잡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이걸 다독거리기 위해서는 경제 제재로부터 해방이 돼야 되고 핵 문제에 관해서 미국하고 협력을 해야 되는 것입니다.
 

박현도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이란이 핵무장을 하려면 많은 걸 포기를 하고 견딜 준비를 하고 해야 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경제도 안 좋은데 굳이 그러한 자세를 취하기는 어렵고요. 그렇지만 그 지렛대로는 계속 쓸 거예요. 

이란이 당장 핵무장을 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국가들도 도미노처럼 핵무장을 하려 할 게 자명하기 때문에, 이란으로선 이 부분도 고심해야 할 대목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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