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서만 7%대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당시를 웃도는 상승폭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한 차례씩 제한적인 공습을 주고받은 지난주에는 급등락 끝에 주간기준 0.5% 오름세로 마감한 것으로 고려하면, 지속적으로 원화의 평가절하가 진행되고 있는 셈입니다.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른 결과물이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하더라도 유독 원화 가치의 낙폭이 큰 편입니다.
'슈퍼 엔저'로 일본 엔화 역시 10% 안팎의 낙폭을 기록하고 있는 탓에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효과도 뚜렷하지 않은 편입니다.
그제(19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2.2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작년 말 종가(1,288.0원)보다 7.3% 상승한 수치입니다.
연초 3개월여 기간에 7%를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인 것은 이례적입니다.
1990년 3월 시장평균환율제(1997년 12월 자유변동환율제)가 도입된 이후로 같은 기간 최대 상승폭입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과 2009년에는 같은 기간 6.9%, 5.8%씩 상승한 바 있습니다.
'외환위기 사태'가 불거진 1997년에도 1~4월 같은 기간 6% 안팎 상승했습니다.
다만, 그해 11월 중순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이후로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선에서 연말 2,000원 부근으로 단기 폭등하고 연간으로도 100% 이상 치솟은 것을 고려하면 외환위기 사태 이후의 최대 상승폭이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달러가치 상승분을 고려하더라도 원화가치가 7% 넘게 떨어진 것은 2.5%가량 초과 낙폭이라는 분석입니다.
원화가치 낙폭은 연준이 달러지수를 산출할 때 활용하는 주요 교역국 26개국 가운데 7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한국보다 통화가치가 더 크게 하락한 나라는 칠레(10.0%), 일본(9.8%), 스웨덴(9.0%), 스위스(8.5%), 브라질(8.1%), 아르헨티나(7.6%)였습니다.
유로존(3.7%), 영국(2.3%), 호주(5.8%) 등은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상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