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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순서 바꿔달라" 재림교 신자 로스쿨 불합격 처분 취소 확정

"면접 순서 바꿔달라" 재림교 신자 로스쿨 불합격 처분 취소 확정
▲ 대법원

종교적 이유로 로스쿨 면접 순서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가 거부당해 불합격한 수험생이 불합격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교인 A 씨가 전남대 로스쿨을 상대로 낸 입학전형 이의신청 거부 처분 및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에서 A 씨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재림교) 신자인 A 씨는 지난 2020년 10월 전남대 로스쿨 입시 과정에서 면접 시간이 토요일 오전으로 정해지자 "토요일 오후 마지막 순번으로 면접 순서를 바꿔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재림교는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 종교적 안식일로 정하고 직장·학업 활동, 공공 업무, 시험 응시 등 세속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남대 로스쿨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A 씨는 결국 불합격했습니다.

A 씨는 전남대 로스쿨의 이의신청 거부 처분과 불합격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면접 시간을 조정하지 않은 학교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으므로 불합격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필기시험의 경우 특정 응시자에 대해서만 시험일정을 변경하기 어렵지만 면접평가의 경우 개별면접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A 씨 개인의 면접시간만을 손쉽게 바꿀 수가 있고 그 과정에서 다른 응시자들의 면접시간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면접시간을 바꾼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제한되는 공익 등은 원고가 받는 불이익에 비해 현저히 적으며 면접일시 변경 거부는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측은 이번 판결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을 통틀어 재림교 신자의 시험일정 변경 청구를 명시적으로 받아들인 최초의 판결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다만 입학전형 이의신청 거부 처분도 취소하라고 판결한 2심 부분은 별도로 다툴 재판의 이익이 없어 각하해야 한다며 파기자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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