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Pick] 인증샷이 뭐길래…라면 국물에 한라산 생태계 교란 우려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사진=SBS 자료화면, @hallasannationalpark 인스타그램,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제주 한라산 정상에서 컵라면을 먹는 등산객이 늘어나면서 한라산 측이 '라면 국물' 처리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최근 한라산 방문객들 사이에서 '컵라면 먹기' 인증샷이 유행하면서 관리 당국이 처리하기 힘든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이에 한라산 국립공원 측은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을 통해 한라산 보호를 위해 힘써달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31일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이하 관리소)에 따르면 대피소의 음식물 처리통마다 탐방객들이 먹다 버린 라면 국물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등산객들이 주로 취식을 하는 곳인 해발 1740m에 위치한 윗세오름에는 매점은 없으나, 탐방객이 직접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와 컵라면을 먹는 등 간편 취식은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리소 측은 라면 국물 및 음식물을 버릴 수 있는 음식물 처리통 2대와 60L 물통 5개를 설치했고, 이곳에 버려진 컵라면 국물은 관리소 직원이 직접 가지고 내려와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양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아졌고, 화장실이나 땅에 라면 국물을 버리는 사례도 늘었습니다.   

결국 관리소 측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라면 국물에는 염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버려진 라면 국물은 계곡 물줄기를 따라 흘러가는데, 이 때문에 청정한 물속에서만 사는 날도래, 잠자리 애벌레인 수채, 제주도롱뇽 등 수서 곤충이 오염된 물속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된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사진=SBS 자료화면, @hallasannationalpark 인스타그램,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이어 "대피소 인근의 큰부리까마귀, 오소리, 족제비 등이 냄새를 따라 접근해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게 돼 생태계의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대피소 인근부터 버려진 라면 국물로 인해 한라산 특산식물 등이 오염된 토양에서 멸종되어 가는 것"이라고 우려의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에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지난달 29일부터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들을 대상으로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을 시작해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현수막에는 라면국물을 다 마시기 어려울 경우 처음부터 국물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인 '스프 반+물 반'이 적혀있습니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의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은 '작은 컵라면으로 대체하기', '빈 물병에 남은 국물 담아 하산하기', '스프와 물을 조금만 부어 다 먹어버리기' 등 라면 국물을 줄이는 방법을 서로 공유하고 나섰습니다. 

김희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한라산을 찾는 모든 탐방객이 컵라면 국물 등 오염물질을 남기지 않는 작은 실천으로 한라산을 보호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사진=SBS 자료화면, @hallasannationalpark 인스타그램,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