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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여보 사랑해"…배 전복 직전, 선장이 아내에게 보낸 마지막 인사

[Pick] "여보 사랑해"…배 전복 직전, 선장이 아내에게 보낸 마지막 인사
"여보 사랑해" 

일본 해상에서 한국 선박이 전복돼 선장 등 한국인 2명이 숨진 가운데, 선장이 전복 직전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메시지가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고백에 "사랑해"라고 답장을 보냈지만, 그는 끝내 아내의 마지막 문자를 읽지 못했습니다. 

21일 부산 동구에 소재를 둔 선사에 따르면 일본 해상에서 전복된 한국 선적 화학제품 수송선에서 추가로 구조된 선원 1명의 신원이 선장 A(60·남)씨로 확인되면서 우리나라 승선원 2명은 모두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초 A 씨의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으나, 이날 구조 당시 선체 안에서 이미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또 다른 우리나 승선원인 기관장은 전날 구조됐으나 숨졌습니다. 

이번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부산 동구에 있는 선사 사무실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에서 회사와 장례 절차를 논의하면서도 깊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부산 동구 선사 사무실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

A 씨의 가족에 따르면, 대학 졸업 직후 배를 타기 시작해 경력이 수십 년에 달하는 A 씨는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가족을 아낀 가정적이고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했습니다. 

A 씨 가족 측은 "이미 배가 기울기 시작한 오전 7시 30분쯤 '여보 사랑해'라고 문자가 왔다. 그게 마지막 연락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알지 못했던 아내가 "사랑해"라고 답장했지만, 그는 마지막 문자를 끝내 읽지 못한 채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A 씨의 가족 측은 "'만약에 사고가 난다면 나는 다 조치하고 가장 마지막에 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이번 사고 때도 선원들을 먼저 피신시켰을 것 같은데, 이러한 이유로 구조가 늦게 이뤄진 게 아닐까 싶다"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숨진 기관장의 가족은 "선원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끝까지 배에 남아 선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선장님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전복된 화학제품 운반선

한편, 화학 제품을 운반하는 한국 선적의 운반선은 지난 18일 오후 일본 히메지항을 출발해 울산으로 향하다 기상 악화로 20일 오전 무쓰레섬 앞바다에서 닻을 내리고 정박했으며, 이날 오전 7시쯤 일본 혼슈 서부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앞바다에서 전복됐습니다. 

이 사고로 당시 선박에 승선해 있던 11명 가운데 한국인 선원 2명을 포함한 9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명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입니다. 

선사 관계자는 "출항한 뒤 선장이 기상 등 상황을 고려해 정박 여부를 판단하는데, 사고 당일 날씨가 좋지 않자 선장이 정박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기상이 좋지 않다는 연락을 선장으로부터 받았고 함께 논의한 결과 닻을 내려 대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궂은 날씨에도 선박이 회항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항구로 함부로 되돌아오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하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전문가들이 날씨와 선박 컨디션 등을 다 고려해 조사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일본 해상보안청은 사고 현장을 자체 수색 중이며, 선사 측은 선원 구조 상황과 사고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전날 직원을 일본에 급파했고, 우리나라 해경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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