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 재판서 '저기' 뜻 놓고 수차례 공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재판에서 위증을 교사했다는 통화기록을 두고 검찰과 이 대표 측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이 대표 측은 오늘(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위증교사 혐의 공판에서 함께 기소된 김진성 씨를 증인으로 신문했습니다.

오늘 재판은 '신문을 대면으로 받기 불안하다'는 김 씨의 요청으로 가림막이 설치된 채 진행됐습니다.

이 대표와 변호인은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한 2018년 12월 이 대표와 김 씨의 통화 기록을 세세하게 살피며 위증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 변호인은 녹취록에서 이 대표가 김 씨에게 '기억을 되살려 달라', '사건을 재구성해보자는 것은 아니다' 식으로 말하는 게 여러번 반복된다며 사실대로 말해달라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이 대표가 위증을 요청했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김 씨는 "(이 대표가) 말씀하시는 게 사실인 것처럼 말씀하니 저도 그렇게 답변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또 김 씨가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크게 저기한 기억이 안 난다'며 통화 중 말한 '저기'의 의미에 대해서도 의견이 달랐습니다.

이 대표는 "당시 김병량 캠프와 저와 극단적 대립 관계였는데 김 씨는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있어서 김 씨가 나와는 대립적이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그래서 '저기한' 기억이란 자신(김씨)과 저와의 관계가 나쁜 관계가 아니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당시 검사 사칭 사건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는 취지로 '저기한'이라고 표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잘 모른다는 말에도 이 대표가 유리한 내용을 증언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을 고수한 겁니다.

오늘 재판에선 또 김 씨가 이재명 대표가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백현동 사업 관여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관한 공방도 펼쳐졌습니다.

김 씨는 "이 대표와 김 전 대표가 수시로 소통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김 씨에게 연락해 '김병량 전 성남시장과 KBS가 검사사칭사건의 PD에 대한 고소는 취하하고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아가자는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거짓진술을 요청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의 다음 재판은 총선 이후인 다음 달 22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