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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인간형 로봇, 취업시켜 보니…아직은 견학 수준, 내년부터는?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이게 미국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로봇이라고요? 이런 사람의 형태를 한 로봇이 지난해 말에 여기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주목되죠.

<기자>

이 로봇의 이름은 디짓입니다. 미국 시애틀 인근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창고에 시범 투입되고 있습니다.

키 175cm 정도 되는 디짓이 여기서 맡은 일은 단 하나입니다.

선반에서 규격화된 바구니를 꺼내서 옆에 있는 컨베이어 벨트에 갖다 놓습니다.

사실 속도를 보면 이것도 아직은 사람이 하는 게 훨씬 속 시원한 수준입니다.

산업현장에 로봇이 투입된 건 오래된 일이지만 정말 사람 크기와 모습에다가 사람처럼 움직이고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 투입되면 차원이 다른 쓸모가 생기겠죠.

그런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큰 관심이 쏠려 있지만요.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 중에서 시범투입일지언정 실제 생산이나 물류 현장에 투입돼서 규칙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공개된 건 아직까지는 디짓뿐입니다.

그래서 디짓이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가 지금 가능한 휴머노이드, 인간형 로봇 활용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의 경제전문 채널 블룸버그가 최근에 디짓의 근로 수준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앵커>

사람 형태를 한 로봇이다 보니까 더 눈길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하는 일이 비어 있는 바구니만 옮기는 것 같네요.

<기자>

일단 디짓이 들 수 있는 최대 무게가 16kg 정도고요.

그마저도 아직 현장에서는 딱 저런 모양의 빈 바구니를 들어 옮기는 작업만 반복적으로 시키고 있습니다.

두 팔을 꼭 동시에 써야만 바구니를 들 수 있기도 하고요. 다섯 손가락은 포기하고 바구니에 맞춘 집게손을 붙였습니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옵티머스가 다섯 손가락으로 계란을 집어올리고 빨래를 개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고요.

또 디짓과 비슷하게 물류로봇으로 개발된 아폴로도 손가락을 씁니다.

BMW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는 피규어 원이란 로봇을 투입한다고 발표됐죠.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그리고 오픈 AI까지 투자하겠다고 나선 피규어 원도 역시 다섯 손가락을 이용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상용화 전 단계입니다.

역시 시범투입이긴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규칙적인 근로에 나선 휴머노이드는 결국 손가락을 포기했다는 겁니다.

진짜 사람이 하는 일을 나눌 수 사실상 첫 단계 손가락 사용부터 여전히 상용화 수준은 입증되지 않은 거죠.

그리고 디짓의 머리도 아직은 보거나 말하는 기능보다 사람들이 디짓의 얼굴을 보고 로봇이 지금 가는 방향을 알게 하려는 게 얼굴을 붙인 가장 큰 이유입니다.

또 디짓은 두 시간 정도마다 한 번씩 1시간 정도 쉽니다. 바닥에 설치된 충전기에 다녀옵니다.

이렇게 일하고 디짓의 시급 10달러에서 12달러 정도입니다. 우리 돈 1만 6천 원 정도죠.

아마존이 투자한 개발사인 어질리티 로보틱스가 디짓 한 대의 가격을 3억 원 넘는 선에서 잡고 있는데요.

2만 시간 정도까지 일할 수 있을 걸로 보고 시간당 1만 6천 원이 든다고 계산한 겁니다.

이 비용을 좀 더 떨어뜨리는 것도 휴머노이드 개발의 숙제 중 하나입니다.

개발사는 디짓의 임금이 시간당 2~3달러 정도에 소프트웨어 사용료만 좀 더 드는 수준까지 떨어지게 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양산도 숙제입니다. 디짓은 올해 말까지 수십 대에서 100대 이상 정도까지 만들 수 있을 걸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경제성 같은 걸 고려하면 매년 1만 대는 생산하는 데까지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시급도 받고 정말 사람 같습니다. 이런 인간형 로봇들의 개발 속도가 그런데 최근에 확 빨라지고 있다고요.

<기자>

시범 도입 차원이 아니고요. 경제성을 따졌을 때도 인간형 로봇을 도입할 만한 시기 이르면 당장 내년 또는 오는 2028년까지는 도래할 거란 예측이 골드만 삭스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를테면 물류센터에서는 가장 고된 일 야간 상하차 작업이나 부상 발생이 집중되는 지점인 컨베이어 벨트에 상품을 올려놓거나 빼는 일 이런 일들을 맡길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에서 15년 안에 8조 원 정도의 휴머노이드 시장이 형성될 거란 추산이 나옵니다.

그래도 사람 근로자 대체를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라는 게 대부분 시각입니다.

일단 미국의 경우에는 사람을 대체한다기보다 생산 현장의 노동력 부족 일부를 메꾸는 것도 2030년 정도, 그리고 2035년까지는 세계적으로 노령인구 돌봄 서비스의 2% 정도까지 로봇에게 맡길 수 있을 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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