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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오현경 영결식…이순재 "나도 곧 갈 테니 다 같이 한번 만나세"

고 오현경 영결식…이순재 "나도 곧 갈 테니 다 같이 한번 만나세"
▲ 헌화 후 묵념하는 배우 이순재

70년 무대 인생 외길을 걸었던 고 오현경의 영결식이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공연장에서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엄수됐습니다.

오늘(5일) 오전 9시쯤 치러진 영결식에는 유족과 동료 연극인 1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성열 연출가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고, 이어 고인의 육성이 담긴 연극 '봄날'의 공연 일부를 감상했습니다.

동료 연극인들은 연기와 화술에 관한 고인의 열정을 돌아보며 그를 추모했습니다.

추모사를 낭독한 손정우 대한연극협회 회장은 "선생님은 암투병 중에서도 연기의 품위를 잃지 않으려 스스로를 채찍질하셨다"며 "대사 한 줄이라도 틀리면 밤잠을 설칠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시며 연극인의 자세를 보여주셨다"고 말했습니다.

고인과 실험극장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던 배우 이순재는 "실험극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우리는 국어사전을 펴놓고 화술을 공부할 정도로 화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떠올렸습니다.

이어 "TBC 시작할 당시 함께했던 남자배우들이 저와 고인을 포함해 6명 있다. 그중 이낙훈, 김동훈, 김성옥, 김순철 다 자네 기다리고 있다. 나도 곧 갈 테니 우리 가서 다 같이 한번 만나세"라며 작별을 고했습니다.

대학로에서 열린 연극배우 고 오현경 영결식

배우 정동환은 "열심히 준비한 연극을 감상하신 선생님이 대사가 하나도 안 들린다 하셨을 때 그렇게도 야속하고 절망적이었다"며 "그 야속함과 절망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시간이 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선생님 만난 반백년 행복하고 감사했다.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배우로 활동하는 고인의 딸 오지혜는 "지난해 머리 수술을 받으시고 인지능력을 테스트하는데 직업이 뭐냐고 물으니 아주 힘 있게 배우라고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며 "아버지는 연기를 종교처럼 품고 한길을 걸어오신 분"이라고 기억했습니다.

고인은 생전 무대를 올렸던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본 뒤 식장을 떠났습니다.

유족들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연극인들이 뒤따르며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습니다.

오현경은 지난 1일 88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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