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연령별 다른 반응…의협 설문서 82% 반대, 60세 이상은 30% 찬성

고령 의사일수록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늘리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젊은 의사들은 불안감 때문에 증원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정적 지위에 있는 고령의 의사는 찬성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란 분석입니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10∼17일 의사 회원 4천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과대학 정원 및 관련 현안에 대한 의사 인식 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잇따라 진행 중인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대생 동맹 휴학 움직임, 의협의 궐기대회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응답자의 81.7%는 정원 확대에 '반대'했습니다.

연령대로 나눠보면 40세 미만의 '젊은 의사'들은 93.3%로 반대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반면 반대 의견은 40대 82.5%, 50대 74.3%, 60세 이상 71.2% 등 나이가 들수록 줄었습니다.

60세 이상만 놓고 보면 10명 중 3명은 의대생 증원에 찬성하는 셈입니다.

연령 별로 따로 증원 반대 이유를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전체 반대 이유 1위로는 '이미 의료인력이 충분하다'(46.3%)는 답변이 꼽혔습니다.

대부분 의사들의 생각과 달리 정부는 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2035년까지 의사 1만 5천 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2025학년도부터 5년간 매년 2천 명씩 의대 입학정원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의료계 전체와의 대화, 토론의 가능성은 계속 열려 있다면서도 "모든 의제를 논의할 수 있지만, 의대 증원의 규모와 시기에 대한 정부 입장은 확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간 20대 의사 비중은 절반으로 줄었고, 65세 이상 고령 의사는 2배 수준으로 늘었다"며 "2천 명 규모의 증원 없이는 미래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