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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 문의를 학부모가?…요즘 대학교 모습 어떻길래

최근 한 대학교에 '학사문의는 본인이 직접 해달라'는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초등학교에서나 볼 법한 공지가 대학교에 올라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크게 화제가 됐는데요.

대체 요새 대학교가 어떤 모습이길래 이런 공지까지 올라온 건지 실제 교수와 조교들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최근 대학교에 '학사 관련 문의는 학부모가 아닌 본인이 직접 해주세요.'라는 공지사항과, 수업 단체 채팅방에서 '개인 사정으로 시험 연기를 문의'하는 학생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말 이런 학생들이 있을까요?

[나무늘보/2년 차 조교 : 대부분의 학생들 한 80% 정도는 제대로 된 문의를 하는 것 같아요. 독특한 문의를 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까 학부모님께서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전화를 주셔서 (신입생이) 1학기 때 기숙사에서 벌점이 남아 있어서 2학기 때 기숙사에서 떨어지게 된 건데 대학교는 처음 들어간 건데 학교 차원에서 학생을 돌봐줘야 되지 않냐.]

[익명/1년 차 조교 : 어머니가 전화 오셔서 우리 아이가 지금 성적표를 받아보니 F가 나왔다. '(학생이) 네 번 이상 결석을 하셔서 F가 나오셨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내가 아침마다 학교를 데려다주고 이렇게 수업 참여를 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

[김성문/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 네 이건 참 이렇게 삼자대면이 필요한 상황 같긴 한데 강의실까지 데려다주시지 그랬어요. 앞으로 강의실까지 가서 출석 부르시는 거 보고 집에 가셔야 되겠다. 한 두세번 (학부모가 문의한) 기억이 나거든요. 이건 실제로 그 학생이 많이 아파서 통화하기 힘든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에 여기에 오롯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머니께서 전화 주셨는데 '우리 애가 아파서 학교 못 갈 것 같아요'라고 하셔서 그냥 다음 주에 오면 돼요라고 얘길 드렸는데 그럼 결석이냐라고 얘기해서 그럼 결석이다라고 얘기를 드린 기억이 있거든요.]

학생이 직접 문의를 하더라도 답변을 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고 합니다.

[익명/1년 차 조교 : 언제 수업 들으세요? 어떤 교수님 수업을 들으세요? 학생 학번이 뭐예요? 이름이 뭐예요? 이런 걸 다 저희가 물어봐야 되는 상황인 거죠.]

[나무늘보/2년 차 조교 : 혹시 이름과 학번을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렇게 말하면 아 그건 아실 필요 없고요. 그건 됐고요.]

[익명/1년 차 조교 : 욕을 하고 그냥 끊어버리더라고요. 감정 쓰레기통이 된 거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굉장히 많거든요.]

심지어 조교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국민 신문고에 민원 신청을 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익명/1년 차 조교 : 학생이 개인적인 스케줄 (때문에) 학교 수업을 못 듣게 된 거예요. 학생 이런 부분 같은 경우에는 출석 인정을 받을 수가 없어요.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국민 신문고에 조교님 실명을 언급하면서 이 조교 때문에 성적이 안 나올 것 같다(올렸어요.)]

[김성문/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 그래도 아직까지는 극소수의 일이기 때문에 이게 말 그대로 뉴스거리가 되는 거겠죠. 일반화되는 내용들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데 사실 우리 지금의 대학생들이 아주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교 시절을 코로나 팬데믹이라고 하는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 보냈고 이것들이 아마 사람과의 관계 또는 관계 맺음에 대해서 고등학교 때 충분히 했어야 하는 시행착오들을 하지 못하고 대학 때 해야 하는 부분도 있겠고 그래서 그런 너그러운 마음으로 우리 사회가 요즘 대학생들을 바라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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