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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위안부는 매춘' 표현 무죄…"학문적 주장"

<앵커>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로 표현한 책을 출간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유하 교수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박 교수의 표현은 학문적 의견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인데, 피해자 측은 반발했습니다.

보도에 여현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3년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펴낸 책 '제국의 위안부'입니다.

박 교수는 책에서 위안부 문제의 원인을 식민지배에 따른 가난과 가부장제 등에서 찾으면서, 국가주의를 넘어선 해법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위안부란 근본적으로 매춘이고, 위안부와 일본은 동지적 관계이며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표현 등이 논란이 됐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반발했고 박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검찰은 책 가운데 서른다섯 대목을 문제 삼아 박 교수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은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2심은 11개 대목에서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박 교수의 표현은 학문적 주장 또는 의견 표명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명예훼손 처벌 대상이 아닌 토론과 비판의 대상"이라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박 교수가 강제연행을 부인하거나 자발적 매춘을 뒷받침하기 위해 해당 표현을 썼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유하/세종대 명예교수 : 결국 국가의 어떤 견해가 되어버린 생각에 이견을 제시했다고 해서 고발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하고요.]

위안부 피해자 측은 반발했습니다.

[조영군/나눔의집 법인 국장 : 강제로 동원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 매춘 행위로 서술했잖아요. (피해자들이) 그 부분에서 가장 분개하는 거죠. 역사적으로 기록 남는 거에 대해 상당히 원통할 뿐이죠.]

이번 판결은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출판금지 가처분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걸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CG : 김한길·박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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