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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악성 흰개미가 '익충'이라고? 범정부 발표가 잘못 말한 것들

[지구력] '관계부처 합동 역학조사 결과' 발표 뜯어봤더니

스프 지구력
지난주 SBS 8뉴스와 스프 지구력 코너를 통해 창원에서 추가로 발견된 악성 흰개미 문제를 지적한 뒤, 바로 이튿날 정부가 해당 현장에 대한 '관계부처 합동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 발표자료를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문제의 흰개미를 '익충'이라고 설명하는 구절입니다. 우선 원문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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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을 안심시키고자 하는 선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혹은 사태 심각성을 축소해 자신들에게 미칠 책임을 비켜가려는 속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말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흰개미의 여러 종류 가운데 우리나라에 자생해 왔던 기존 지중 흰개미라면 익충으로의 성격이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중 흰개미는 주로 숲이나 산 같은 자연환경 속 땅 밑에서 서식하는데, 실제로 쓰러진 나무를 갉아먹으면서 분해하는 순환자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번에 문제 된 외래종 서부 마른나무 흰개미(가칭)의 경우는 확연히 다릅니다. 원래 군체에서 독립해 이동할 때 인공적인 건축물이 주된 이동 타깃이 됩니다. 흰개미 전문가인 미국 플로리다대 이상빈 박사는 "숲으로 옮겨갈 경우 다양한 경쟁자들과 경합해야 하는 반면 인공 건축물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은 환경이다 보니 이들이 택한 생존 전략인 셈"이라며 "외래종 서부 마른나무 흰개미의 경우는 자연 속에서의 분해자의 역할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인간 거주지에 살며 목조 건물에 해를 입히는 해충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선 바로 이 종류의 흰개미 때문에 연간 3천억 원 넘는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123마리 붙잡고 해당 목재 태웠으니 안심?

이번엔 역학 조사팀 발표가 내세우는 조사 결과 이면에 말하지 않고 있는 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아래는 발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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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3마리나 잡았고 문제가 됐던 목재는 모두 소각했다는 결론이죠. 마치 이로써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들립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닙니다.

이 흰개미 종 특성상 하나의 군체 규모가 대략 1천~3천 마리로 이뤄집니다. 따라서 발견된 123마리는 사라진 나머지 흰개미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합니다. 정작 중요한 건 123마리를 잡았다는 게 아니라 사라진 수천 마리의 행방을 찾을 수 없다는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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