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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에 끌려가 고초…이옥선 할머니 "일본 사죄 기다려"

<앵커>

어제(14일)는 11번째를 맞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었습니다.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지 30년이 넘었지만 할머니들은 아직도 제대로 된 사죄를 받지 못했다고 한탄했습니다.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240명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9명입니다.

박서경 기자입니다.

<기자>

휠체어에 연로한 몸을 기댄 부산 출신 이옥선 할머니.

밝게 웃음 짓다가도 지난 세월을 돌이키자 금세 눈시울을 붉힙니다.

학교에 가고 싶었던 소녀는 15살에 중국으로 끌려가 일본군으로부터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옥선/위안부 피해 할머니 : 학교 못 간 거 (아쉬워요) 남 글 쓰는 거 보면 참 부러워요. 세상에서 그게 제일 부러워요.]

올해 아흔일곱, 투석을 받는 등 좋지 않은 건강 상태에도 견디는 이유는 단 하나의 소원,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받아내기 위해서입니다.

[이옥선/위안부 피해 할머니 : 다른 할머니들도 다 일본이 사죄하기를 기다리죠. 우리는 사죄하기 전에는 죽지 않는다는 거지.]

시간은 무섭게 흘러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서 살던 할머니들은 20명 넘게 세상을 떠났고 이 할머니와 집을 지켜오던 다른 2명도 중환자실 입원 등으로 거동이 편치 않은 상황입니다.

[고 이옥선/위안부 피해 할머니 (2019년) : 우리는 꼭 사죄를 받아야 하는데. 사죄 안 받고 죽은 사람 눈도 못 감을 거 같아.]

대구 출신의 동명이인, 또 다른 이옥선 할머니도 지난해 12월 향년 93세로 별세했습니다.

기림의 날을 맞아 이옥선 할머니가 거주하던 이곳 나눔의 집 앞에는 이 할머니의 생전 온화했던 모습이 담긴 흉상이 세워졌습니다.

기림의 날을 앞두고 열린 문화제에선 이용수 할머니가 우리는 아직 완전한 해방을 맞이하지 못했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용수/위안부 피해 할머니 : (완전한 해방을 위해서는) 일본이 ICJ,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자는 겁니다.]

기림의 날 11주년, 위안부 피해자 240명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9명입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윤태호, 화면제공 : 경기도청  정의기억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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