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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이제 9명'…11번째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앵커>

광복절을 하루 앞둔 오늘(14일)은 열한 번째를 맞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입니다. 32년 전 오늘(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당시, 국내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게 계기가 됐습니다.

[고 김학순 할머니 (1991년 8월 14일) : 무서우니까 안 가려고 반항을 하니까 발길로 차면서]

할머니의 용기에 힘입어 2012년 아시아 연대회의에서 이날을 기림의 날로 정했고, 우리 정부도 지난 2017년 8월 14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이제 살아계신 위안부 피해자는 아홉 분인데, 박서경 기자가 피해 할머니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휠체어에 연로한 몸을 기댄 부산 출신 이옥선 할머니.

밝게 웃음 짓다가도 지난 세월을 돌이키자 금세 눈시울을 붉힙니다.

학교에 가고 싶었던 소녀는 15살에 중국으로 끌려가 일본군으로부터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옥선/위안부 피해 할머니 : 학교 못 간 거 (아쉬워요) 남 글 쓰는 거 보면 참 부러워요. 세상에서 그게 제일 부러워요.]

올해 아흔 일곱, 오늘도 투석을 받는 등 좋지 않은 건강 상태에도 견디는 이유는 단 하나의 소원,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받아내기 위해서입니다.

[이옥선/위안부 피해 할머니 : 다른 할머니들도 다 일본이 사죄하기를 기다리죠. 우리는 사죄하기 전에는 죽지 않는다는 거지.]

시간은 무섭게 흘러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서 살던 할머니들은 20명 넘게 세상을 떠났고 이 할머니와 집을 지켜오던 다른 2명도 중환자실 입원 등으로 거동이 편치 않은 상황입니다.

[고 이옥선/위안부 피해 할머니 (2019년) : 우리는 꼭 사죄를 받아야 하는데. 사죄 안 받고 죽은 사람 눈도 못 감을 거 같아.]

대구 출신의 동명이인, 또 다른 이옥선 할머니도 지난해 12월 향년 93세로 별세했습니다.

기림의 날을 맞아 이옥선 할머니가 거주하던 이곳 나눔의 집 앞에는 생전 온화했던 모습이 담긴 흉상이 세워졌습니다.

기림의 날을 앞두고 열린 문화제에서는 이용수 할머니가 우리는 아직 완전한 해방을 맞이하지 못했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용수/위안부 피해 할머니 : (완전한 해방을 위해서는) 일본이 ICJ,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자는 겁니다.]

기림의 날 11주년, 위안부 피해자 240명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9명입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윤태호, 화면제공 : 경기도청 정의기억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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