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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문항 배제' 학생들 생각 들어보니…"정치에 희생돼"

초고난이도 문항으로 불리는 '킬러 문항'이 수능에서 사라진다고 합니다.

'공정한 수능'이라는 정부 기조에 따른 조치인데,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지난 21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킬러 문장 배제'라는 수능 출제 기조를 확실히 했습니다.

학생들은 어떤 생각인지 목동 일대의 학원과 학교 일대를 돌면서 킬러문항 배제에 대한 투표를 받았습니다.

대다수의 학생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제작진이 만난 학생들은 거침없이 의견을 밝혔습니다.

[김민주/진명여고 3학년 : 몇 년 동안 이제 그 킬러 문항을 정확하게 풀려고 훈련해 왔던 것도 물거품이 되는 것 같고 그렇게 노력하지 않았던 친구들과도 풀 수 있는 문제가 변별력이 없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최치원/한가람고 3학년 : 킬러 문항이 있어서 최상위권과 중상위권이 나뉘는 건데 (킬러문항이 배제되면) 중상위권과 상위권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질 것 같아서.]

[이인제/한가람고 3학년 : 너무 어려운 건 저도 배제한다고 생각하지만 정답률 한 30%대 정도 문제를 출제하는 건 괜찮지 않을까.]

갑작스러운 킬러 문항 배제 예고에 학생들은 혼란스럽다고 말합니다.

[이지후/양정고 1학년 : 오히려 킬러 문항을 없애는 게 과연 사교육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지 약간 의문도 들고.]

[최치원 /한가람고 3학년 : 이런저런 얘기가 많으니까 아무래도 공부하는 데 스트레스 좀 받긴 합니다.]

[유승헌/영일고 2학년 : 사교육 그 범위 내에 그런 문제들을 빼겠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가 사교육이고 어느 정도 공교육인지 구분을 정확히 아직 할 수가 없어서.]

[김민주/진명여고 3학년 : 지금 학교 선생님들도 좀 불확실하신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수능 특강이나 교과서만 공부해라 그런 말들만 듣고 있어서 사실상 지금 어떻게 공부법을 바꿔야 할지 전 잘 모르겠어요.]

킬러 문항 제거가 '물수능'는 절대 아니라고 한 교육부 장관.

하지만 학생들은 물수능이 될까 두렵다는 반응입니다.

[이인제/한가람고 3학년 : (1등급) 컷이 100점, 99점 나오면 하나도 실수를 안 해야 하는 게임이 돼버리기 때문에.]

[장유정/진명여고 3학년 : 사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물수능이 더 힘들거든요. 난이도가 쉬워지면 찍어서 맞춘다든지 아니면 이런 것들 때문에 변별력이 없고, 나의 어떤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게 되는 거거든요.]

[이현우/한가람고 3학년 : 오히려 물수능이 기회가 된다는 애들도 있을 수 있긴 한데 실수 몇 개로 등급이 훅 떨어지는 것이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불리하지 않냐고 생각해요.]

대다수가 킬러 문항 배제를 반대했지만 일부 찬성하는 의견도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어른들을 향해 솔직한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최치원/한가람고 3학년 : 학교에서도 공부 열심히 하고 밖에서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많으니까 학생들 생각해서 논란 없는 문제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유정/진명여고 3학년 :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떤 기분이 드냐면 정치에 지금 희생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좀 받아서 사실은 교육이라는 것이 쉽게 바뀌고 그런 게 아니잖아요. 이랬다 저랬다 하면 수험생 입장에서는 그게 굉장히 독이 되거든요.]

[이현우/한가람고 3학년 : 학생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시기가 좀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윤지혜/한가람고 3학년 : 수능이 그냥 간단한 시험이 아니라 대학까지 연결되는 한국에서 큰 (시험인데) 그만큼 더 신경을 써주고 학생들 생각을 더 많이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여론은 단지 일부 지역 고등학생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수험생들이 느끼는 불안함과 막막함은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죠.

2024학년도 수능, 다섯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더 이상의 혼란을 막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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