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육당국 학생 '기미가요' 암기 조사…교사 "국가 강제" 반발

일본 교육 당국이 학생들이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외우고 있는지 학교에 조사하라고 지시해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4일 보도했습니다.

일본 오사카부 스이타시 교육위원회는 지난 3월 관내 54개 전 시립 초·중학교에 기미가요 가사를 암기하고 있는 학생 수를 조사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또 졸업식 당일 국기와 교기가 게양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과 식장 전체 모습을 알 수 있는 사진을 제출할 것도 지시했습니다.

일본에서는 3월에 졸업식이 열리고 4월에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학생들이 졸업식 때 기미가요를 외워 부를 수 있고 일장기가 제대로 게양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시 교육위의 공문을 받은 모든 학교가 기미가요 암기 학생 수를 파악한 뒤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담임 교사가 암기한 학생은 손을 들라고 해 숫자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 교육위는 마이니치에 조사 사실을 인정한 뒤 자민당 시의원으로부터 기미가요 암기 상황에 대한 문의를 받아 조사한 뒤 시의회에 결과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교직원 조합은 "각 학교의 상황을 수치화해 지도를 독촉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국가를 강제하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고 지나치다"며 시 교육위에 항의문을 제출했습니다.

기미가요 가사에는 '임의 치세는 천 대에, 팔천 대에 작은 조약돌이 큰 바위가 되어 이끼가 낄 때까지'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