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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약대 교수 "처리 후 희석한 후쿠시마 오염수 마시겠다"

충북대 약대 교수 "처리 후 희석한 후쿠시마 오염수 마시겠다"
"나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 농도로 희석해서 마시겠다. 과학으로 판단할 사안을 주관적 느낌으로 왜곡하지 말라."

30년 가까이 대학에서 방사성의약품학을 공부하고 강의한 국내 전문가가 정치권 등에서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과장, 공포심을 조장하고 있다며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하고 방류 농도로 희석한다면 마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습니다.

어제(7일) 과학계에 따르면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는 최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인터넷 공개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국민 정서에도 국가 경제에도 도움 되지 않는, 그렇다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수단도 보이지 않는 소모적 논란이 과학과는 동떨어진 주관적 견해들에 의해 증폭돼 국민의 공포만 키워가고 있다"며 이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박 교수는 서울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부터 충북대 약대에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 대학 약대 학장을 지냈으며 대한약학회 방사성의약품학 분과학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오염수를 처리한 뒤 삼중수소를 방류 농도인 1ℓ당 1천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한다면, 이 물 1ℓ를 마시더라도 내가 받는 실효 선량은 0. 000027mSv(밀리시버트)"라며 "이는 바나나 1개를 먹을 때 바나나에 포함된 칼륨-40 등에 의해 받는 실효선량 0.0001mSv의 약 1/4"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PET 검사를 하기 위해 방사성동위원소인 불소-18을 DOPA라는 물질에 치환해 넣은 방사성의약품을 정맥 주사할 때 환자가 1회당 받는 실효선량이 9. 25~18. 5mSv"라며 "이 실효선량이 환자에게 오히려 암을 유발한다면 어느 의사가 파킨슨 의심환자에게 PET 진단을 처방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습니다.

박 교수는 또 전체 후쿠시마 오염수 전체에 포함된 삼중수소량인 780 TBq을 상정하더라도 "북태평양 바닷물에 희석돼 우리나라 근해로 돌아올 때의 농도의 물이라면 평생 마셔도 문제가 없다. 사람은 이미 그보다 높은 방사선량이 포함된 음식물을 매일 먹고 마시며 산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ALPS로 흡착과 필터를 거쳐 기타 핵종들을 제거했다면 미세 고형물이나 부유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기타 핵종들에 의한 추가 실효선량도 역시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교수는 다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제반 시험 성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주변국에서 요구하는 경우 시료 직접 채취를 허용해 이중 확인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한 물을 마시겠다고 한 바 있지만, 국내 학자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 교수는 언론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제는 우리 국민의 식탁과 수산업계, 요식업계를 위해 수습을 해야 할 때이지, 정치권 등 책임 있는 분들이 국민에게 공포심을 줄 일은 아니다"며 "관련 전공을 한 사람으로서 욕을 좀 먹더라도 얘기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글을 썼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주변에 쓰레기가 많이 흩어져 있다고 해서 담배꽁초 하나를 더 버리는 게 좋은 일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누군가 담배꽁초 하나를 더 버렸다고 해서 온 세상이 담뱃재로 다 뒤덮였다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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