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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85분 지나 첫 기동대 도착…내부 보고서 삭제 정황

<앵커>

경찰의 부실한 현장 대응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경찰 지휘부의 공백 상태에서 경찰 기동대는 사고 발생 1시간 25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고,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용산경찰서 내부 보고서는 삭제된 정황이 파악됐습니다.

손형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경찰 11기동대는 밤 11시 40분에 이태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당시 현장에 투입된 기동대 5개 부대 가운데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인데, 참사 발생 이후 85분이나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이후 77기동대와 67기동대, 32기동대, 51기동대 등 4개 부대가 밤 11시 50분부터 이튿날 새벽 1시 33분까지 차례로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들 부대는 용산경찰서와 서울경찰청 지시로 출동했는데, 지시 시점이 밤 11시 17분부터 이튿날 새벽 1시 14분까지로, 이미 참사 현장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후입니다.

안전 관리와 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경찰 기동대 출동이 늦어진 것은 지휘부의 늑장 대응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5분, 이 전 서장의 전화 보고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참사 사실을 인지한 시간은 밤 11시 36분, 이들이 이 시간 이후에 기동대 투입을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기동대를 미리 배치하지 않은 데다 투입 시기마저 늦어진 것은 이번 참사 피해가 커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부실한 현장 대응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참사 당일 마약 단속을 위해 현장에 배치된 형사 인력들이 상황을 인지하고 조치에 나선 시간은 밤 10시 44분.

사고 발생으로부터 이미 29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수사 인력을 514명으로 증원한 경찰 특수본은 기동대를 비롯한 경찰 인력이 현장에 늦게 투입된 원인도 집중 수사할 방침입니다.

특수본은 또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의 용산경찰서 내부 보고서가 작성됐다가 참사 이후 삭제된 정황도 포착해 수사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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