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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에 핵탄두만 달면 ICBM? "기반 기술은 같지만…"

누리호에 핵탄두만 달면 ICBM? "기반 기술은 같지만…"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누리호에 핵탄두만 장착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되는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실제로 로켓 엔진과 단 분리 등 대부분의 기반 기술이 같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핵심 기술과 설계, 사용 목적이 달라 결과적으로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핵심 기술은 '대기권 재진입'입니다.

누리호 같은 위성발사체는 대기권 재진입이 안되지만 ICBM은 이게 가능한 겁니다.

위성발사체는 목표 고도에 위성을 올려두면 임무를 마치지만, ICBM은 목표물 타격을 위해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따라서 궤적에 차이가 있습니다.

위성발사체는 초기에 수직으로 상승하다가 점점 지구 곡면과 평행한 궤적으로 가속한 뒤 위성을 분리하는데, 이때 발사체는 위성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떨어지지 않도록 정확한 궤도 속도를 확보해야 합니다.

누리호의 경우 700㎞ 고도에서 초속 7.5㎞의 속도를 확보해야 하는데, 1차 발사 때 목표 속도에 도달하지 못해 싣고 간 위성모사체가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반면 ICBM은 고추력의 엔진을 활용해 위성보다 높은 고도로 탄두를 들어 올린 뒤, 최고 고도에서 엔진을 정지하고 지상 위의 목표 대상까지 떨어집니다.

두 번째 차이는 열을 얼마나 이겨내느냐, 즉 열차폐막 기술입니다.

낙하하는 ICBM의 비행체와 탄두는 대기와의 마찰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열과 공기저항을 이겨내고 목표 지점으로 정확하게 향해야 하는데, ICBM이 되려면 누리호보다 그 능력이 훨씬 강해야 합니다.

장영순 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체계 개발본부장은 "누리호의 페어링이 탄소복합재이고 겉에 단열재 코팅이 되어 있지만, (대기권으로) 되돌아갈 때 견디는 수준이 아니다"며 "(ICBM은) 엄청난 속도에서 탄두를 분리하고 목표를 맞춰야 해 (누리호와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누리호 같은 액체추진 발사체는 군사적 목적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액체 연료 발사체는 고체 연료와 비교해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복잡한 구조로 설계돼 있어 발사 전 점검과 준비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반면, ICBM에 주로 쓰이는 고체 연료는 보관이 용이하고 비용도 적게 들며 필요할 때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 군에서는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 사용을 제한해 온 '한미 미사일 지침'이 작년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종료되면서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첫 시험발사가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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