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 네이버 등 '검색 공룡' 영업비밀 공개할까

온라인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갑질'을 못 하도록 거래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이 오늘(28일) 공개되면서 구글·네이버 등 인터넷 검색업체에 미칠 영향이 주목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늘 입법 예고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거래 관계의 투명성·공정성 제고를 목적으로 주요 항목을 계약서에 의무적으로 명시하도록 했습니다.

여기에는 '재화 등의 정보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노출되는 방식 및 노출 순서 결정 기준', '입점업체의 재화 등과 자신 또는 계열회사 및 자신이 영업활동을 통제하는 회사가 판매하는 재화 등을 다르게 취급하는지 여부 및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구글(앱마켓·검색광고)과 네이버(검색광고·오픈마켓) 등 '검색 엔진'을 주 무기로 광고·쇼핑 등 사업에서 큰돈을 벌어온 업체가 이 규제 대상에 포함될 전망입니다.

이들 업체의 검색 결과가 과연 공정하고 투명한지에 대해선 그동안 적잖은 문제 제기와 규제당국의 조사가 있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검색 결과에 자사 상품을 쇼핑 플랫폼에 먼저 노출한다는 혐의로 현재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다른 부동산 정보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신에게 제공한 부동산 매물정보를 제삼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받은 바 있습니다.

구글의 경우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에서 '추천(피처링)'을 무기로 자사 플랫폼 독점 출시를 강요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정위 조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 입법안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이들 플랫폼의 구체적인 노출 순서와 기준을 공개하라고 명시한 셈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검색 결과 노출 순서 기준에 대해 '영업 비밀'이라거나 '악용 가능성'을 이유로 현재 홈페이지에 나온 원칙적인 기준을 공개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새 규제안의 실효성 논란도 제기될 전망입니다.

더구나 이번 입법안은 노출 순서에 대한 알고리즘까지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플랫폼 노출 기준 공개 의무의 경우 영업의 자유를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플랫폼을 '왜 규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더 본질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