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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美 아침뉴스 시청률 여왕이 Yahoo로 간 까닭은?

[취재파일] 美 아침뉴스 시청률 여왕이 Yahoo로 간 까닭은?
오랫동안 미국 아침뉴스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여성 앵커가 있습니다.  미국 아침뉴스는 우리와 조금 달리 와이드 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1991년 남자 앵커 맷 로이어와 함께 NBC의 ‘Today’ 쇼를 맡아 부동의 시청률 1위로 만들어 놓은 여성 앵커 케이트 쿠릭입니다. 자연스러운 진행과 미소, 유명 인사들과의 부드러운 인터뷰 등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NBC 아침방송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2006년 케이트 쿠릭은 NBC를 떠나 CBS로 옮겼고 맷 로이어는 계속 진행을 했지만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였고 2012년에는 부동의 1위였던 NBC 아침뉴스가 ABC의 Good Morning America에 뒤집혔습니다. 지금까지 NBC가 2위에 머물고 있으니 왜 케이트 쿠릭을 아침뉴스 시청률의 여왕이라고 하는 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런 그녀가 미국 지상파 방송사가 아닌 야후(Yahoo)와 계약을 하고 글로벌 앵커라는 타이틀로 일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이고, 야후는 왜 비싼 돈을 주고 쿠릭을 데려왔을까요?  

케이트 쿠릭의 입장에서 보면 그리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2006년 NBC 아침뉴스 앵커에서 CBS 메인 뉴스 여성 앵커로 스카우트 됐을 때 쿠릭의 계약 조건이 연봉 1천5백만 달러였습니다.  천문학적인 액수죠. 방송 저널리즘의 산실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CBS는 쿠릭을 내세워 메인 뉴스 시청률 상승을 노렸는데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쿠릭이 자신의 콘텐츠 제작팀을 이끌고 건강뉴스, 여성 취향 뉴스 등 연성 뉴스에 중점을 뒀는데 시청률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격식 없는 진행에 대한 비판만 높아졌습니다. 결국 쿠릭은 메인뉴스 앵커 자리를 내놓고 CBS 60 Minutes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다가 2011년 CBS를 떠나 ABC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ABC는 그때 이미 아침뉴스가 NBC를 위협하면서 잘 나가고 있었고, 2012년에는 시청률 1위로 올라서기까지 해서  굳이 쿠릭을 쓸 이유가 없었습니다.쿠릭은 뉴스에는 별로 얼굴을 내놓지 못한 채 낮 시간대 오프라 윈프리 쇼 같은 형태의  ‘케이트’ 라는 쇼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해서 만든 프로그램이었는데 오프라 윈프리 쇼 같은 성공은 커녕 타겟 시청자층이던 여성 20-49로부터도 큰 반향을 못 얻고 있는 상태입니다. 내년 시즌 방송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였습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ABC와 4천만 달러에 계약을 했던 쿠릭을 비싼 돈을 들여 야후가 왜 데려온 것인지가 더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투자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 방송인을 비싼 돈에 데려오는 것이 그리 좋은 선택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야후는 질 높은 컨텐츠 생산에 무게를 두고 있는 움직임입니다. 이미 케이트 쿠릭 전에 뉴욕타임즈의 미디어 담당, 정치담당 기자들을 스카우트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 케이트 쿠릭이 야후로 옮긴다는 발표를 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뉴스 메이커들을 만나 인터뷰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 고 밝힌 점으로 미뤄 페이스 북에는 없는 독자 고품질 컨텐츠를 제공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이런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미디어 조직을 만들려는 것 아닌 지 생각됩니다. 휘청거리긴 하지만 야후는 여전히 하루 4천3백만 UV를 가지고 있는 영향력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컨텐츠만 제공하면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판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텀블러를 인수하는 등 야후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주도하고 있는 CEO 메이어가 쿠릭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 일 텐데 어쨌든 주목되는 움직임인 것은 맞습니다.

쿠릭은 야후로 옮기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TV 뉴스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온라인과 TV 뉴스를 연계하면서 아우르는 역할을 하고 싶다. “

실제로 CBS 시절 자신의 팀을 동원해 별도의 컨텐츠 제공 사이트를 운영하고 유튜브 채널까지 가동했던 쿠릭의 이 말을 보더라도 결국 컨텐츠 경쟁력을  갖춘 뒤 플랫폼을 확장하거나 연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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