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수해 실종자를 찾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리기 전, 해병대 지휘관들이 대화한 통화 녹음이 공개됐습니다. 장병들이 위험해 수색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당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이걸 거부하고 계속 수색하도록 명령했다는 내용입니다. 임 전 사단장은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채 상병 순직 사건이 발생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7월 18일 오후 3시쯤, 채 상병이 소속된 부대 지휘관들인 이 모 7대대장과 박 모 7여단장의 통화 내용입니다.
당시 실종자 수색 작전 중인 경북 내성천 일대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져 있었는데, 여단장이 철수에 난색을 표시하며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얘기를 꺼냈습니다.
[해병대 7여단장/당시 통화 녹취록(2023 7월 18일) : 정식으로 철수 여부는 상황이 애매해. 사단장님께 몇 번 건의드렸는데, 첫날부터, 알잖아?]
육군 부대는 철수했지만, 해병대원들은 수색 작전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 대대장은 여단 참모와 통화에서도, 임 전 사단장의 발언을 전해 들었습니다.
[해병대 7여단 참모/당시 통화 녹취록(2023 7월 18일) : 사단장님 옆에 계시는데 정상적으로 하라고, 16시까지인가 정상적으로 하라고 하셨답니다. 사단장님께서.]
당시 현장 해병부대 작전통제권은 임 전 사단장이 아닌 육군 50사단장이 맡고 있었습니다.
[김경호/이 모 중령(7대대장) 변호인 : 정상적으로 진행하라 하면 그 자체로 작전 지속 명령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이는 합참이나 제2작전사 단편 명령의 육군 50사단 작전통제권을 침해하는 직권남용인 것이고.]
이 대대장 측은 전화 녹취록을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에 제출했습니다.
녹취록 내용에 대해 임성근 전 사단장은 "여단장이 육군 50사단장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 한두 시간 더 수색을 진행했다며 자신은 마침 여단장과 함께 있어 조언을 구하는 부하에게 의견을 제시한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단장이 작전 종료 필요성을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고 계속 수색하라고 명령한 사실도 없다면서도, 어떤 의견을 제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디자인 : 김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