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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알고도 '일본 무사'로 방치된 국회 충무공 동상

국회 본청의 의원 출입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세종대왕상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이다. 우리나라의 문(文)과 무(武)를 상징하는 인물로 국회 본회의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양쪽에 배치돼 있다. 하지만 충무공 동상은 지난 2008년 10월 SBS가 왜색(倭色) 문제를 제기한 뒤 철거 논의가 진행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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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현관 충무공은 '중국갑옷 입은 일본무사'?

보도 이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충무공 동상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해당 동상이 일제 강점기 친일단체로 꼽히는 조선미술가협회에서 조각부 평의원을 맡았던 김경승씨의 작품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철거나 교체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일본 칼
국회 사무처는 이듬해 국립중앙박물관과 해군사관학교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동상 이전 문제를 협의했지만 '유물로서 가치가 없다'거나 '보관 장소가 없다', '예술적 가치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거절당했다. 간신히 6월이 돼서야 동상을 국가기록원에 이관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엔 예산이 문제였다. 국가기록원은 보관 장소가 협소해 관련 예산을 먼저 확보해달라고 요청했고 논의는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탄력을 받는가 했던 이관 논의가 유야무야되면서 후속 취재가 시작됐다. 당시는 국회에서 이른바 남근석 논란이 뜨겁던 때였다.

2010년 4월 28일 8뉴스 진행 도중 아이템 시간이 초과돼 비록 방송이 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취재과정을 통해 국회 측에 동상 관련 문제를 다시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 2010년 4월 28일 8뉴스 미방영 아이템

<앵커>

국회의사당안에 있는 충무공 동상이 중국 갑옷에 일본무사처럼 칼을 들고 서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고증도 없이  잘못 만들어졌단 사실을 뒤늦게 알았지만, 바로 잡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남승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회의사당 현관 앞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입니다.

칼날이 뒤쪽, 칼등이 앞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일본검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조선세법 등에 기록된 우리 전통검법대로라면  칼날이 앞쪽이나 아래쪽을 향해야 합니다.

동상의 충무공은 일본 장수처럼 칼을 쥐고 있다는 얘깁니다.

갑옷도 어깨, 몸통, 하체가 각각 나뉘어져 있습니다.

전형적인 중국갑옷입니다.

조선시대 갑옷은 충남 아산시의 충무공 동상에서 보듯 두루마기처럼 한 벌로 이어져 있습니다

중국 갑옷에 일본식으로 칼을 쥐고 있는 국회 충무공 동상은 제작자가 친일작가라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결국 철거가 결정됐습니다

지난해 6월 동상을 국가기록원에 넘기기로 합의됐지만 그 뒤 누구 하나 제대로 챙기지 않은 채 무관심 속에 방치됐습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음성변조) : (충무공 동상에) 집요하게 관심을 쭉 갖는 사람이 없잖아요. SBS가 한 번 쳐주면 그걸 또 계기로 해서 할 수도 있는 거고….]

국회 사무처는 동상을 옮기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를 옮기는데 필요한 돈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예산 타령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 의사당 출입구앞에 있던 대형 석조물은 이른바 남근석 논란이 일자 부랴부랴 돈을 들여 옮겼던 것을 감안하면 예산 탓만 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국민 대표기관으로서의 역사관에 대한 인식과 성의가 아쉽습니다.

SBS 남승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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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충남 아산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 주도로 마침내 예산 1억원이 배정됐다. 이에 따라 충무공상 자문위원회가 다시 구성됐고 지난 3일 1차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 위원들은 무기나 복식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작 당시 이순신 장군 등에 대한 고증이 부족해 생긴 오류로 의도적인 왜색은 아니라는 의견과 함께 전국의 상당수 충무공상이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국회 충무공상만 문제삼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회가 갖는 상징성 등을 감안해 교체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1973년 제작 이후 역사적 고증과 학술적 연구에 성과가 있었던 만큼 이를 방치하기보다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냐는 설명이었다. 일부 위원들은 같은 시기 제작된 충무공의 영정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몰라서 잘못한 것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알고도 방치한다면 다른 문제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하나씩 바로잡을 일이다. 특히나 민의의 전당인 국회라면 더욱 그렇다.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후손된 도리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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