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정부가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줄리언 어산지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한 것을 놓고 에콰도르 내부에서는 정부가 '언론 자유'를 놓고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이 미국 외교문서를 폭로한 어산지에게 망명을 허가하면서 '언론 자유' 수호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작 에콰도르 내에서는 이같은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코레아 대통령은 그간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언론과 극심한 불화를 겪어왔다.
그는 빈곤층 지원 등 각종 사회적 프로그램으로 대중적 지지를 얻은 반면 정부에 '쓴소리'를 뱉어온 민영 언론들에 법적 투쟁도 불사하는 강공책을 펴왔다.
코레아 대통령과 언론 간 갈등은 2010년 경찰 폭동 이후 정점에 달했다.
현지 일간지인 '엘 우니베르소'는 경찰 폭동을 진압한 코레아를 향해 '인류애에 반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몰아세웠고, 코레아는 이같은 기사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신문사 소속 간부 3명과 논설위원 1명을 고소했다.
그는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액으로 8천만 달러를 요구하기도 했다.
코레아는 고소를 제기하면서 국민 모두가 명예를 지킬 권리를 갖고 있다며 언론인도 예외가 아니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법원은 신문사 간부들과 논설위원에게 징역 3년에 벌금 4천만 달러를 선고해 코레아의 손을 들어줬다.
'엘 우니베르소'는 법원 판결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신문 1면을 백지로 내는 등 언론자유 침해에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코레아는 인권·언론 단체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다 신문사 경영진 등을 사면했지만 그의 대 언론 투쟁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책을 통해 대통령 부패의혹을 폭로한 기자들을 고소해 법원에서 승소를 이끌어냈으며 선거법도 개정해 대통령 선거 전 45일 간 후보들에 대한 우호·비방보도를 금지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어산지에게 망명을 허용한 근거인 '언론 자유'와 거리가 상당히 먼 모습이다.
에콰도르 교육부장관을 지낸 발라디미로 알바레스 정치 분석가는 "코레아는 어산지를 위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그의 정부는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언론인과 미디어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미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코레아의 언론자유 정도는 미주 지역 중에 최악이다. 어산지에 망명을 허용했다는 것이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보도를 원하는 기자들이 직면한 억압적 상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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