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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위안부 영문표현 '성노예'로 변경 검토"

외교부 "위안부 영문표현 '성노예'로 변경 검토"
외교통상부가 '일본군 위안부(comfort women)'의 영문표현을 '성노예'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우리말 표현을 '성노예'로 변경하는 문제는 피해자 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에서 반대하고 있어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며 "다만 국제문서에 영문표현으로 'so called comfort women'(소위 위안부)이라고 쓰고 있는데 이를 'sex slave'(성노예)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일본군 위안부를 '강요된 성노예(enforced sex slave)'로 표현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국내에서도 용어 변경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심재권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위안부 대신 성노예라는 표현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고, 김 장관은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피해 당사자인 정대협측에서 일본이 저지른 범죄의 역사적 실상을 드러내기 위해 일본군이 썼던 위안부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국문 표현을 성노예로 변경하는 문제는 사실상 일단락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김 장관이 국회에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답변한 것도 피해자들과 협의해서 하겠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만 정대협도 일본군 위안부의 영문 표현으로 '일본군 성노예'(military sexual slave by Japan)'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공식 영문 표현을 변경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정부도 일본군 위안부가 국제법 위반임을 설명할 때 'sex slave'라는 말을 쓰지만 대상을 지칭할 때는 'comfort women'으로 썼다"며 "이를 변경하는 문제를 담당부서와 함께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클린턴 국무장관의 발언은 위안부가 일본군에 강요된 성노예였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짚은 것인데 국내에선 용어 문제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있다.

유미향 정대협 대표는 "이제 와서 용어 변경 운운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들이 계속 요구하고 주장해온 내용이 무엇인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라며 "정부가 할 일은 용어 변경이 아니라 일본 정부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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