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기준으로 미국의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파생상품 투자를 잘못해 6주동안 20억 달러(2조 3천억 원 상당)의 거래 손실이 발생하면서 금융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JP모건의 대형 손실로 은행의 투자에 대한 감독 당국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했다.
◇ '런던고래' 이례적 대규모 CDS 거래가 원인 JP모건의 대규모 손실은 파생 금융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의 잘못된 거래 때문이었다.
CDS는 국가나 기업의 부도 위험을 사고파는 금융 상품으로 기업이나 국가 부도에 따른 원금 손실을 막기 위한 것이다.
채권시장에서 '런던 고래(London Whale)'로 알려진 JP모건 최고투자책임실의 브루노 익실은 올해 초 회사채 CDS에 기업의 신용도 등이 좋아지는 방향에 베팅했다.
투자 규모도 상당했다.
익실의 투자규모는 한때 JP모건 전체 자산의 15% 정도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고래의 막대한 투자 규모 때문에 기업의 신용도 악화를 예상했던 다른 투자자들이 한때 손해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3월 말께부터 경기 회복이 불투명해지고 유럽의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시장은 익실의 예측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고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이때부터 런던고래는 갑자기 거래를 중단해 시장의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JP모건의 투자 손실은 앞으로 시장 분위기에 따라 더 커질 수 있다.
제임스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소집한 긴급한 콘퍼런스콜에서 "실수와 엉성하고 잘못된 판단으로 이뤄진 투자였다"면서 "실패를 자초했다"고 말했다.
◇ 은행권 전반에 대한 의문 확산 JP모건은 월스트리트에서 리스크(위험) 관리를 잘하는 은행으로 유명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위기를 불러왔던 부채담보부증권(CDO)를 미리 팔아 다른 은행과 달리 대규모 손실을 피했다.
하지만 이번 손실로 JP모건의 위기관리 명성은 사라지게 됐고 다른 은행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의구심까지 생겨나고 있다.
비르투수 인베스트먼트의 조 테라노바는 "JP모건은 물론 은행산업 전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면서 "은행들이 시장가치로 평가해야 할 다른 포트폴리오들을 가졌는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대한 시장의 시각은 주식시장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11일 오전 현재 뉴욕증시에서 JP모건의 주가는 전날보다 8% 이상 떨어진 채 거래되고 있으며 씨티그룹, 골드만 삭스 등 다른 대형은행의 주가도 3% 이상 하락한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오는 6월 JP모건 등 17개 세계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은행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 금융규제 강화 후폭풍 예상 JP모건 사태로 금융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융감독 당국은 오는 7월 시행할 예정이었던 볼커룰의 시행을 2년 유예하는 등 대통령 선거 등을 앞두고 강경 노선에서 한발짝 물러선 상태였다.
볼커룰은 은행들이 자기자본으로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규제하는 법안이다.
하지만 JP모건 뿐만 아니라 은행권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나 볼커룰 제안자들의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칼 레빈 민주당 상원 의원은 "JP모건 사태가 볼커룰이 필요한 명확한 증거"라면서 "금융감독 당국은 강력하고 효과적인 감독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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